[U-20월드컵]16강 상대 스페인 깰 비책있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1-08-07 16:08



세계 축구 흐름의 중심은 스페인이다.

유로 2008에 이어 2010년 남아공월드컵 우승, 바르셀로나 유럽 정벌 등….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도 지난해 8월 1위 자리를 재탈환 후 1년째 선두를 수성하고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지만 현실이 됐다. 한국이 2011년 콜롬비아 FIFA 청소년월드컵(20세 이하) 16강전에서 '무적함대' 스페인을 만난다. 11일 오전 7시(이하 한국시각) 마니살레스에서 단판 승부를 펼친다.

한국은 6일 콜롬비아(승점 9·3승), 프랑스(승점 6·2승1패)에 이어 A조 3위(승점 3·1승2패)로 16강행을 확정지었다. 스페인은 7일 호주를 5대1로 대파하고 C조 1위(승점 9·3승)로 16강에 올랐다.

모든 면에서 열악하다. 스페인은 조별리그 3경기 모두 마니살레스에서 치렀다. 보고타에서 일전을 치른 리틀 태극전사들은 환경부터 생소하다. 기록도 비교가 안 된다. 스페인은 조별리그 3경기에서 11득점-2실점을 기록했다. 공수의 완벽한 조화다. 반면 한국은 3득점-4실점이다.

그렇다고 두려워 할 필요는 없다. 스페인을 깰 비책은 분명 있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A대표팀과 청소년대표팀은 차이가 있다. 한국도 유럽파인 지동원(20·잉글랜드 선덜랜드) 남태희(20·프랑스 발랑시엔) 손흥민(19·독일 함부르크) 등이 제외됐듯이 스페인도 20세 이하 연령대의 최고 선수들이 빠졌다. 바르셀로나의 티아구 알칸타라(20)와 이케르 무니아인(19·빌바오) 등이다. 현재 진용에 포함된 선수들은 소속팀에서 백업 요원들이다. 호주전 해트트릭을 포함해 4골을 기록한 알바로 바스케스(20·에스파뇰)가 요주의 인물이지만 주눅들 필요는 없다. 전력 차는 종이 한장이다.

한국 축구의 색깔을 내는 것이 급선무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청소년대표팀의 출발은 훌륭했다. 1차전에서 말리를 2대0으로 제압했다. 하지만 프랑스(1대3 패)와 콜롬비아전(0대1 패)에선 색깔이 희미했다.


공수의 연결고리인 중원이 막혔다. 정교한 축구와는 거리가 멀었다. 수비에 무게를 두다보니 흐름이 무뎠다. 패스 미스가 잦았다. 중원을 거치지 않는 로빙 패스가 속출했다. 플레이의 질이 떨어지다보니 효과적인 역습을 펼치지 못했다.

스페인전도 선수비-후역습 카드를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일방적인 수비 축구로는 분명 한계가 있다. 뒷문을 튼튼히 하는 데 이견은 없다. 동시에 이기는 전술이 필요하다. 골을 넣어야 2회 대회 연속 8강 고지를 밟을 수 있다.

상대의 화력을 봉쇄하기 위해서는 체력 회복이 필요하다. 이 감독은 콜롬비아전 후 "선수들의 체력이 많이 떨어졌다. 일단 체력을 보완시키고 16강에 대비하겠다"고 했다. 다행히 한국은 스페인보다 하루 더 쉬었다. 닷새간의 여유가 있다. 스페인의 기술 축구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공간을 허용하지 않아야 한다. 강력한 압박이 필수다. 강철 체력이 수반돼야 한다.

수비라인도 재점검해야 한다. 콜롬비아전에서는 골키퍼의 실수가 뼈아팠다. 수비에서 집중력이 흐트러지면 호주처럼 대량 실점을 허용할 수 있다. 침착한 대응이 요구된다.

한국은 밑져야 본전이다. 스페인에 패해도 손가락질 할 사람은 없다. 반면 이변을 일으키면 엄청난 반향을 일으킬 수 있다. 스페인전은 리틀 태극전사들에게는 일생일대의 기회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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