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마라도나 UAE 알 와슬서 새 출발 "내 진가 보여줄 터"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1-08-05 17:01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 스포츠조선DB

현역시절 세계를 홀렸던 디에고 마라도나(51)는 지도자로 변신한 뒤 후한 평을 받지는 못했다.

아르헨티나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마라도나는 2010년 남아공월드컵 남미지역 예선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한때 본선 자동 진출권을 따내지 못할 정도로 추락하기도 했다. 내심 현역시절 마라도나가 보여준 마법이 발휘되기를 바랬던 아르헨티나 팬들은 야유를 보내기 시작했다. 천신만고 끝에 본선에 올랐으나, 8강에서 독일에게 0대4 참패를 당하면서 쓸쓸히 귀국길에 올라야 했다. 더 이상 마라도나가 아르헨티나에서 설 자리는 없었다.

이후 마라도나의 잉글랜드 스페인 진출설이 나왔다.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던 마라도나는 설이 흘러나올 때마다 적극적인 구애를 보냈다. 등을 돌렸던 아르헨티나에서도 소식이 전해졌다. 친정팀 보카 주니어스 사령탑 취임설이 나왔을 때는 '보카를 위해서는 죽을 각오도 되어 있다'고 읍소했다. 그러나 설은 설일 뿐이었다. 마라도나를 찾는 구단은 없었다. 이후 마라도나는 특유의 독설 외에는 소일거리 없이 지루한 나날을 보냈다.

이런 그에게 드디어 정식 제의가 왔다. 중동의 부국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를 연고로 하는 알 와슬이었다. 2009년까지 포항 스틸러스를 이끌었던 세르지오 파리아스 감독을 영입한 팀이다. 알 와슬은 지난 시즌 리그 5위에 그치자 파리아스 감독을 내보내고 마라도나에게 2년 계약을 제시했다. 마라도나 입장에서는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마라도나는 지난달 알 와슬과 정식 계약을 맺고 4일 두바이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구단 관계자와 현지 언론의 성대한 환영을 받았다. 마라도나는 곧바로 팀 훈련을 실시하며 의욕에 찬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훈련 뒤 기자회견에서 'UAE에 도착하게 되어 흥분된다. 알 와슬과 함께 하게 되어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비행기 안에 있을 때조차 훈련방식과 새로운 전술을 생각했다.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내 머릿속에 있다. 하루 빨리 알 와슬에 내 생각을 적용하고 싶다'고 큰소리 쳤다. 알 와슬 측도 마라도나의 의욕이 싫지는 않은 눈치다. 마르완 빈 바얏 알 와슬 구단주는 '마라도나는 우리 팀 뿐만 아니라 UAE, 두바이의 고객'이라면서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