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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구단주-이사진 힘겨루기, 구단은 속탄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1-08-03 13:51 | 최종수정 2011-08-03 13:53


◇강원FC의 대표이사 선임 문제가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3일 강원도 춘천의 강원도개발공사빌딩 소회의실에서 열린 강원 구단 제14차 이사회장의 모습. 춘천=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

강원 구단 이사회가 3일 강원도 춘천의 강원도개발공사빌딩 소회의실에서 가진 제14차 이사회에서도 신임 대표이사 문제를 결정하지 못했다. 예정시간보다 30분 늦게 시작된 회의는 막말과 고성이 오가는 볼썽사나운 모습 끝에 1시간여 만에 마무리 됐다.

구단주인 최문순 강원도지사와 이사진 간의 입장차가 여전히 크다. 최 지사는 여성 축구인인 임은주 이사를 대표이사 후보로 지지해 왔다. 대표이사 선임 문제가 처음으로 논의됐던 지난달 23일에는 간담회를 자청해 이사진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모습은 되려 '코드 인사' 논란을 부추길 뿐이었다. 강원 서포터스는 이사회가 열릴 때마다 임 이사의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시위를 펼치면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일부 이사진도 구단 대표이사직이 정치 논리로 좌우되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반대 여론이 높은 점을 들어 참신한 인물을 뽑는 것이 구단 발전을 위해 나은 결정이라는 시각이다.

이에 대해 임 이사는 강원도 특유의 정서가 발목을 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결격 사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정서상의 문제를 들어 대표이사 선임 문제를 뒤로 미루려는 자세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어 "강원은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K-리그의 구성원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역 정서라는 감정적인 문제보다 좀 더 열린 자세로 진정한 명문 구단을 만들 수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빠른 결정을 촉구했다.

일련의 과정 속에 피해는 고스란히 강원 구단에게 돌아가고 있다. 구단을 이끌어갈 수장 자리가 비어 있으니 방향을 잡지 못할 수밖에 없다. 팀 성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펼쳤으나, 3명의 선수를 영입한 것 외에는 별다른 행보를 보이지 못한 것도 최근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선수단의 동요는 아직까지 없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흔들릴 것이 뻔하다는 전망이다. 강원 구단의 한 관계자는 "빠른 시일 내에 결론을 냈으면 좋겠다. 언제까지 이런 모습을 되풀이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춘천=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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