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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연 소속팀 고베, 선수들에게 변장술 지시 배경은?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1-07-24 14:39 | 최종수정 2011-07-24 14:42


◇지소연의 소속팀 고베 아이낙이 선수단 외출시 변장을 지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은 평상복에 안경 차림으로 훈련장을 빠져 나가고 있는 고베 미드필더 가와스미 나호미의 모습. 사진캡쳐=스포츠호치 홈페이지

일본 여자 축구는 2011년 독일여자월드컵이 열리기 전까지 한국과 큰 차이가 없었다. 비인기 스포츠였다.

그런데 독일여자월드컵 이후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선수단이 대회를 마치고 돌아온 도쿄 나리타 국제공항에는 260명의 취재진이 장사진을 이뤘다. 수많은 팬들이 일본 여자 대표 선수들의 모습을 보기 위해 각 팀 훈련장에 몰려 들었다. 구단 직원의 손이 모자라 경찰이 출동해 질서를 유지해야할 정도로 열기가 뜨겁다.

홀대를 받았던 선수들 입장에서는 기분 좋은 일임에 틀림없다. 여자 대표팀 주장으로 우승과 더불어 골든부트(득점왕) 골든볼(최우수선수상)을 차지했던 사와 호마레(33·고베 아이낙)는 몰려든 취재진과 팬들을 보면서 "마치 연예인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과도한 애정은 화를 불러오기 마련이다. 예기치 않은 피해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우라와 레즈 소속인 대표팀 수비수 구마가이 사키는 도쿄 시내에서 친구들과 가진 회식 자리에서 주고받은 농담이 한 대학생의 트위터를 통해 그대로 인터넷으로 퍼져나가 구설수에 올랐다. 월드컵 기간 미녀 공격수로 유명세를 떨쳤던 마루야마 가리나(제프 유나이티드)는 스토킹을 당하는 아찔한 경험을 했다. 사와를 포함한 대표 선수가 7명이나 포진해 있는 지소연의 소속팀 고베에는 매일 500여명의 팬들이 몰려들고 있다. 사인공세를 펼치는 일부 팬들은 경찰 저지선을 뚫고 들어오면서 구단 측을 긴장시키기도 했다.

이에 고베 구단이 선수 보호를 위한 아이디어를 냈다. 훈련복 차림을 고수했던 선수들에게 모자와 안경, 액세서리 등을 착용하고 다니라고 지시했다. 순식간에 달아오른 열기가 선수들에게 위협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나온 고육지책이었다. 훈련장에도 경찰과 사설 경비 직원을 불러 경비를 철저히 하기로 했다. 구단 측은 "선수들 대부분 고베 시내에 홀로 거주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변장술 지시가 신변 안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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