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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익수 매직, K-리그 신선한 돌풍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1-07-19 14:11 | 최종수정 2011-07-19 14:11


9일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대구 시민운동장에서 벌어진 대구FC와 부산 아이파크의 경기에서 안익수 부산 감독이 내리는 비를 맞으며 선수들에게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대구=김재현 기자 basser@sportschosun.com

'안익수 매직'이 K-리그에 신선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안익수 부산 감독(46)은 시즌 초반 하위권이던 팀을 리그 5위까지 끌어 올렸다. 컵대회에선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다. 그러나 부임 첫 해 어려운 상황에서도 부산을 강팀으로 변모시키고 있는 지도력이 돋보인다.

세밀함이 젊은 선수들의 잠재력을 폭발시키고 있다.

선수들의 환경 개선이 시작점이다. 안 감독은 밤늦게까지 클럽하우스의 구석구석을 돌아본다. 혹시나 선수들에게 불편한 점이 없는지 체크한다. 그의 노력으로 많은 것이 변화됐다.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팬존)이 탄생했다. 텅빈 휴게실에는 쇼파와 TV가 생겨났다. 박사 출신 지도자답게 책장도 설치했다. 체력단련실의 구조도 바꾸고 확장했다. TV도 설치해 운동할 때 지루함을 없앴다. 각자의 방에서 말리던 세탁물도 건조방을 따로 만들었다. 심지어 선수들의 영양 섭취에도 신경쓴다. 점심과 저녁식사 시간에는 "프로선수는 스스로 체력관리를 해야한다. 고른 영양 섭취가 필요하다"며 영양학 개론을 펼친다.

하나부터 열까지 일일이 신경쓰는 모습은 여자국가대표팀을 이끌 때와 비슷하다. 당시 안 감독은 다이어트를 하는 선수들에게 직접 밥까지 떠먹이며 체력관리에 신경쓴 바 있다.

헌신적인 자세도 자극제가 되고 있다. 경기 중 잘 나타난다. 장대비가 내리면 선수들과 함께 맞는다. 후반 선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질 때 고함을 치며 선수들을 독려한다. 무엇보다 아파도 몸을 불사른다. 맹장염 수술로 몸이 성치 않은데도 13일 울산과의 컵대회 결승전에서 벤치를 지켰다. "선수들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선 내가 있어야 하지 않겠냐"던 안 감독이었다.

치밀한 분석력은 경기력 향상에 결정적 요소다. 가장 돋보이는 훈련은 수비 조직력 다지기. 현역시절 수비수 출신답게 상대팀의 전술과 선수의 위치에 따라 팔색조 수비 전술을 선수들에게 세밀하게 알려준다. 특히 대교여자축구단 코치 시절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 분석위원을 역임했던 안 감독은 경기가 열리기 2~3일 전에는 직접 편집한 영상을 선수들에게 보여준다. 효과 만점이다.

안 감독은 확실한 기준을 가지고 선수들을 대한다. '노력하는 자에게 부산은 기회의 땅이다. 그러나 나태한 자에겐 지옥이다.' 선수들의 심리적인 면까지 완벽하게 컨트롤하는 안 감독의 매직은 현재 진행형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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