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 감독이 이재성 보러 울산 두번간 이유는?

4월 10일 성남전에서 시즌 첫 골을 터트린 이재성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제공=울산 현대

조광래 A대표팀 감독은 올 시즌 울산 현대 경기를 두 번 현장에서 지켜봤다. 두 차례 모두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경기였다. 조 감독이 두 번 울산에 내려간 이유는 딱 하나, 울산 중앙 수비수 이재성(23)을 보기 위해서였다.

조 감독은 박태하 수석코치와 함께 15일 울산과 상주 상무의 FA컵 16강전을 관전했다. 그런데 조 감독이 이재성의 실제 경기 모습을 본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젊은 중앙 수비수 발굴에 나선 조 감독은 이달 초 세르비아, 가나와의 친선경기를 위해 소집된 대표팀에 이재성을 포함시켰다. 대표팀 코치들의 추천을 받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이재성을 대표 명단에 넣었다. 비록 이재성이 세르비아, 가나전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파격적인 결정이었다. 대표팀에 합류시켜 꼼꼼하게 살펴보겠다는 의도였다.

조 감독은 지난달 22일 이재성을 보기 위해 울산-성남 일화전이 벌어진 울산월드컵경기장을 찾았지만 김호곤 울산 감독은 이재성을 벤치에 앉히고, 강민수를 선발로 내세웠다. 조 감독으로선 헛걸음을 한 셈이다.

울산 중앙 수비수 이재성. 이재성은 올시즌 K-리그 11경기에서 2골을 터트리며 골넣는 공격수로서 존재감을 나타냈다. 사진제공=울산 현대

조 감독은 이재성이 대표팀의 차세대 중앙 수비수로서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했다. 현재 대표팀의 주전 중앙 수비수는 베테랑 이정수(31·카타르 알사드)와 신예 홍정호(22·제주). 센터백과 왼쪽 윙백이 가능한 김영권(21·오미야)이 뒤를 받치고 있는 가운데 이재성이 향후 이정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조 감독이 이재성을 주목하는 것은 큰 키(1m87, 75kg)에 비해 순발력이 좋고, 공중볼에 강하며, 수비뿐만 아니라 공격력까지 갖췄기 때문이다.

조 감독은 "수비수치고는 빠르고 민첩하다. 수비 때 재빨리 돌아서서 하는 플레이가 좋다"고 했다. 또 "수비면 수비, 공격이면 공격 모두 좀처럼 물러서지 않고 도전적으로 플레이를 한다. 수비수이지만 공격에 가담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데 우리 대표팀이 지향하는 축구와 맞아 떨어진다"고 했다. 김호곤 울산 감독은 "아직 비흡한 점이 많지만 헤딩 능력은 탁월하다"고 했다.

고려대를 거쳐 2009년 수원 삼성에 입단한 이재성은 지난해 울산으로 이적했다. 올시즌 K-리그 11경기에 출전해 2골을 넣었다. 11일 정규리그 상주전(3대2 승)에서는 후반 42분 결승 헤딩골을 터트린 바 있다.


민창기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