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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축구계가 승부조작사태로 시끄러운 가운데, 이탈리아에서도 승부조작이 발생해서 충격을 주고 있다.
2일(이하 한국시각) 이탈리아 일간지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이탈리아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쥬세페 시뇨리를 포함 16명이 세리에B(이탈리아 2부리그)의 승부 조작 혐의로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세르지오 로 프레스티 이탈리아 경찰청장은 "조직적인 전문 범죄 집단이 선수들을 매수해 임무를 맡기고, 승부에 영향을 끼쳤다"고 발표했다. 체포된 이들 외에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이탈리아 대표로 나섰던 크리스티아노 도니, 바리의 전 주장 안토니오 벨라비스타 등 이름값있는 선수들도 계속해서 이번 사태에 연루되고 있다.
이번 이탈리아 승부조작사태는 여러모로 K-리그 승부조작사태와 닮았다. 전현직 선수들이 브로커로 나섰다는 점과 불법도박이 얽혀있다는 점이 그렇다. 이탈리아는 이미 2006년 승부조작으로 내홍을 겪은 바 있다. 당시에는 심판매수쪽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탈리아 축구협회는 당시 심판매수에 나섰던 루치아노 모지 유벤투스 회장을 비롯, 관련팀에 대한 처벌을 주 목적으로 했다. 이로 인해 유벤투스는 챔피언 자격을 박탈당한 뒤 2부리그인 세리에B로 강등됐으며, 연루됐던 AC밀란, 피오렌티나, 라치오 등은 승점 삭감 처분을 받았다.
이탈리아는 리그 전체를 흔든 문제였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상황을 처리하는데만 급급했다. 승부조작에 대한 제대로 된 규정을 마련하지 못한 이탈리아가 정확히 5년 뒤에 같은 문제를 겪었다는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