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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 병살타→타율 0.160' 54억 포수 수난시대, 수비까지 흔들린다 [부산초점]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2-04-21 08:36 | 최종수정 2022-04-21 08:51


3회말 1사 2,3루 롯데 전준우의 내야땅볼때 3루주자 안치홍이 홈으로 파고들어 세이프되고 있다. 한화 포수는 최재훈.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2.04.20/

[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54억 포수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타격은 물론 수비와 투수리드까지 지적받는 처지가 됐다.

한화 이글스 최재훈에게 2021년은 빛나는 커리어하이였다. 타율은 2020년 3할보다 조금 떨어진 2할7푼5리였지만, 출루율은 오히려 3할8푼3리에서 4할5리로 올랐다. 타율과 무려 1할3푼의 갭을 보일 만큼 선구안이 돋보였다.

높은 출루율을 바탕으로 공격에선 2번 타자 역할을 수행했다. 포지션 특성상 체력부담이 크고, 발도 빠르지 않은 최재훈에겐 쉽지 않은 임무다. 하지만 정은원-최재훈의 4할 출루율 테이블세터는 지난해 한화 타선에겐 오아시스 같았다.

여전히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의 신뢰가 두텁다. 올시즌에도 전경기 2번타자로 출전했다. 하지만 상황이 다르다. 선구안은 여전하지만, 방망이가 맞질 않는다. 올시즌 타율은 1할6푼(50타수 8안타). 지난해 0.791이었던 OPS(출루율+장타율)가 올해는 0.468까지 추락했다.

최재훈은 두산 시절 양의지의 뒤를 받치는 수비형 백업포수로 시작했다. 부담이 커져서일까. 그 수비와 투수리드마저 흔들리고 있다.

20일 롯데 자이언츠전은 최재훈에겐 공수에서 악몽 그 자체였다.

이날 한화 선발 박윤철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수베로 감독의 눈도장을 받아 5선발로 발탁된 선수. 올해 26세의 군필 대졸 유망주다. 박윤철은 3⅔이닝 6안타 3볼넷을 허용하며 3실점(1자책)한 뒤 교체됐다. 3차례 선발 등판에서 4회를 넘긴 적이 한번도 없다.

해설로 나선 레전드 포수 김동수 위원은 "최재훈이 생각을 잘해야한다"며 투수리드에서 그 원인을 찾았다.


2022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2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렸다. 한화 포수 최재훈.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2.04.20/

1군 경험이 많지 않고 나이도 어린 박윤철의 특성상 볼배합에서 최재훈의 비중이 크다. 그런데 박윤철이 몸쪽 공에 자신없어하는 기색이 역력함에도 무리하게 요구한다는 것. 이순철 위원도 "오늘 박윤철의 몸쪽 공은 스트라이크가 된 적이 단한번도 없다"고 거들었다.

포수 리드의 첫번째 조건은 투수의 장점을 살리는 것이다. 상대의 약점을 찌르는 것은 그 다음 문제다. 하지만 박윤철은 자신없는 제구에 신경쓰느라 장점인 구위조차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두 위원은 "전력투구도 못하고 있다. 팔을 강하게 뻗어주지 못하고 스트라이크존에 넣는데 급급하다"고 거듭 지적했다.

한화는 3회 3점을 내주며 이날 분위기를 내줬다. 특히 박윤철은 선두타자 안치홍 안타, 한동희 볼넷으로 무사 1,2루가 되자 이중동작으로 보크까지 범하는 등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3회말 1사 2,3루 롯데 이대호의 외야플라이때 3루주자 한동희가 홈으로 파고들어 세이프되고 있다. 한화 포수는 최재훈.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2.04.20/
수비진도 도와주지 않았다. 전준우의 유격수 땅볼 때 하주석의 잘못된 홈선택에 이은 최재훈의 포구 실수, 그리고 이대호의 희생플라이 때 다시 최재훈이 홈플레이트를 지키다 다시 주자와 충돌, 볼을 놓치는 실수가 이어졌다. 모두 실점과 추가 진루로 이어졌다. 사실상 이날의 승부가 갈린 순간이었다.

앞서 첫 홈경합 포구 실수는 명백한 최재훈의 실책이었고, 두번? 홈경합 때는 노수광의 송구 실책이 기록됐다. 하지만 김동수 위원은 "지금은 홈을 지킬게 아니라 앞에 나와서 공을 잡아줘야했다"며 최재훈의 판단 미스가 추가 실점의 원인이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리드오프 정은원은 전날 3안타에 이어 이날도 2안타 1볼넷으로 리듬을 되찾았지만, 최재훈은 1,2번째 타석에서 연속 병살타를 기록하며 흐름을 번번히 끊고 말았다. 발이 느린 최재훈의 특성상 타격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병살타가 양산되기 마련. 최재훈은 지난해에도 16개의 병살타를 치며 이 부문 공동 6위였다.

최재훈은 지난 겨울 5년 54억에 FA 선수들 중 가장 먼저 계약을 마쳤다. 시장이 열리기 전부터 한화는 '절대 놓칠 수 없는 선수'로 언급했고, 적지 않은 금액과 기간으로 속전속결 결론을 냈다.

하지만 최재훈의 나이는 올해 33세. 포수가 선수 생명이 긴 포지션이긴 하지만, 언제 에이징커브가 찾아와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다. 부담을 줄여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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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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