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Adieu), 모태범.'
19년. 모태범이 빙판 위를 질주해온 시간이다. 시작은 초등학교 3학년. 가족과 함께 서울 어린이대공원을 찾은 모태범은 태어나 처음으로 스케이트화를 신었다. 또래 친구들이 수시로 넘어지는 것과 달리, 모태범은 균형을 잘 잡았다. 남다른 운동신경과 하체 근력을 가졌다는 증거. 이 모습을 지켜본 아버지의 권유로 모태범은 은석초등학교 빙상부에서 스피드스케이팅 선수의 길에 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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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올림픽 후 슬럼프를 겪었다. 잠시 스케이트화를 내려놓기도 했다. 84kg 남짓하던 체중은 한 때 107kg까지 불었다. 하지만 방황도 잠시 새 목표를 세웠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모태범이 다시 뛰었다. 지옥훈련으로 20kg 가량 감량했다. 이를 악물고 평창올림픽 500m, 1000m 출전권을 따냈다. 자신의 주종목. 그러나 아쉬움을 삼켰다. 500m 16위에 그쳤다. 그리고 훈련 도중 부상을 해 1000m엔 나서지도 못했다.
그러나 의미 없는 올림픽 출전은 아니었다. '형 노릇'을 톡톡히 했다. 후배 선수들에게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했다. 긴장한 동생들의 마음을 풀어주기도 했다. 모태범은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평창올림픽 남자 1000m에서 '깜짝 동메달'을 획득했던 김태윤은 "(모)태범이 형이 많은 조언을 해줬다. 늘 웃는 운동 분위기를 이끌어주셔서 즐겁게 했다"며 "평창 주장으로서 형 역할을 정말 잘 해주셨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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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