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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 구상은 이제 끝났다. 해외파 합류 후 컨디션을 보고 최종 결정하겠다."
이제 관심의 초점은 신 감독이 선택할 전술이다. 알려진대로 신 감독은 전술에 능하다. 상대에 따라 다양한 전술을 구사한다. 공격 전술에 비해 수비 전술이 다소 허술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하지만, 신 감독은 오래 전부터 이번 2연전에 대한 전술을 구상했다. 김영권(광저우 헝다)도 "감독님이 이란의 공격수들이 어떤 스타일이고, 어떤 움직임을 하는지 알려주셨다"고 설명했다. 신 감독이 "수비 구상이 끝났다"고 한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어느정도 윤곽이 나왔다. 포백이다. 신 감독 전술의 기반은 포백이다. 그는 4-3-3, 4-2-3-1, 4-4-2 등 공격 전술에 따라 다양한 포메이션을 쓰지만 기본적으로 수비진은 포백을 유지한다. 소집 2일째인 22일 훈련에서도 포백을 바탕으로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펼쳤다. 23일 실내 훈련 후 다시 진행된 24일 훈련에서도 포백을 집중 조련했다. 훈련은 두 조로 나뉘어 진행됐다. 김민우(수원)-김영권-김민재-최철순, 김진수(이상 전북)-김기희(상하이 선화)-김주영(허베이 화샤)-고요한(서울)이 번갈아 포백을 이뤘다.
하지만 스리백 카드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 신 감독은 2014년 감독대행이던 시절 기성용을 내린 변형 스리백을 비롯해 리우올림픽과 U-20 월드컵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를 활용한 변칙 스리백을 즐겨썼다. 전형적인 플랫 스리백은 잘 쓰지 않았지만 무실점을 강조한만큼 중앙수비 숫자를 늘릴 가능성도 있다. 자원은 충분하다. 미드필더로 분류됐지만 센터백을 소화할 수 있는 장현수(FC도쿄) 권경원을 포함해 김기희 김주영 김영권 김민재까지 무려 6명의 센터백 자원을 선발했다. 김진수 최철순과 함께 좌우에 포진한 김민우 고요한은 포백의 풀백보다 스리백의 윙백으로 나설때 더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어떤 전술을 구사하던 관건은 선수들이 어떻게, 얼마나 소화하느냐다. 선수들은 마음의 준비를 이미 마쳤다. 김민우는 "포백이든, 스리백이든 신태용 감독님께서 어떤 전술카드를 꺼내시든 이미지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잘 정리하고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김진수도 "어떤 전술이든 상관없다. 신 감독님께서 수비 보완을 말씀하셨기 때문에 나도 수비적인 부분부터 완벽하게 한 뒤 공격에 신경 쓸 것"이라고 말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