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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태극전사들이 쓰는 새로운 역사, 2002년 향기가 난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5-10-22 07:03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최진철호'에게서 2002년 한-일월드컵의 향기가 난다.

최진철호는 21일(한국시각) 칠레 라 세레나 에스타디오 라 포르타다에서 열린 기니와의 2015년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1대0으로 이겼다. 한국은 승점 6점으로 B조 선두 자리를 지키며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지난 1차전 승리로 한국 남자축구 사상 처음으로 FIFA 주관 대회 브라질전 승리(1대0)라는 역사를 쓴 리틀 태극전사는 기니전 승리로 2개의 의미있는 기록을 남겼다. 한국 남자축구가 FIFA 주관 대회에서 조별리그 1, 2차전을 모두 승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경기 만에 2연승으로 조별리그를 통과한 것도 최초다.

이처럼 역사의 한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는 최진철호를 보면 13년전 기억이 떠오른다. 최진철호는 과감한 압박과 강철 같은 체력으로 세계의 강호들을 쓰러뜨리고 있다. 리틀 태극전사들은 개인기가 뛰어난 상대 공격수를 맞아 압박하고 또 압박했다. 그러면서 조직력은 흔들리지 않았다. 쉴새 없이 뛰어다니며 상대의 공세를 막아낸 최진철호는 상대의 발이 무뎌진 틈을 타 역습에 나서 골을 만들어냈다. 브라질전, 기니전 모두 같은 전략이었다. 어딘지 익숙한 모습이다. 바로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의 공식이었다.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은 태극전사들의 체력 향상에 많은 공을 들였다. 한국은 엄청난 활동량을 바탕으로 한 압박축구로 폴란드, 포르투갈, 이탈리아 등을 제압했다. 특히 후반 종반 이후는 한국의 시간이었다. 후반 설기현의 극적인 동점골과 연장 안정환의 골든골로 승리한 이탈리아전은 백미 중의 백미였다. 최진철호도 이 공식을 따르고 있다. 최 감독은 2002년 월드컵의 성공 노하우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지도자다. 최 감독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압박과 체력에 많은 공을 들였다. 특히 이재홍 피지컬 코치를 중심으로 한 체력 훈련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 결과 선수들은 경기 막판이 될때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오히려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더 경기력이 좋아지는 모습이었다.

'원팀'의 모습도 닮았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었다. '최진철호의 에이스' 이승우(바르셀로나B)는 기니전에서도 조연을 자처했다. 드리블 보다는 패스가 우선이었다. 부지런히 움직이며 공간을 만들었고, 공을 뺏기면 곧바로 수비 가담에 나섰다. 기대했던 골을 만들지는 못했지만, 전방에서 볼을 지키고 상대 수비에 부담을 주는 이승우의 존재는 '명품 조연' 이상이었다. 후반 교체아웃되며 아쉬움을 드러낸 이승우는 결승골이 터지자 가장 먼저 달려가 기쁨을 나눴다. 13년 전 히딩크호처럼 최진철호의 진짜 힘도 바로 함께 하는 '팀워크'에서 나오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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