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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한국시각) 홍명보호의 베이스캠프인 이구아수. 아침부터 굵은 빗줄기가 떨어졌다. 천둥과 번개도 요란하게 하늘을 울렸다. 남반구나 북반구나 을씨년스런 겨울비는 동색이었다. 불현듯 알제리전 패배 뒤 2014년 브라질월드컵 16강행이 난망해진 홍명보호의 현주소와 맞닿은 느낌이 들었다. 몸이 움츠러 들었다.
훈련 전 내린 비가 어느덧 그쳤다. 잔뜩 낀 구름 사이로 희미한 햇빛이 떠오르더니 이내 대지를 덮었다. 비온 뒤 굳어진 땅처럼, 홍명보호의 벨기에전 필승 다짐도 단단해졌다.
2주간 머문 이구아수엔 희망과 아픔이 교차했다. 러시아전 반전을 일구고 삼겹살과 김치찌개를 먹으며 지은 미소, 알제리전 뒤 흘렸던 회한의 눈물이 이구아수의 밤에 녹아 있다. 이제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인 벨기에전을 마치면 작별이다. 결전지 상파울루로 떠나는 홍명보호가 이구아수에서 보내는 마지막 밤은 과연 어떻게 기억될까.
이구아수(브라질)=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