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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최용수 감독 "측면의 변화, 티키타카가 무너진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4-06-15 16:30



◇일본의 여성팬들이 코트디부아르에 1대2로 패하자 슬퍼하고 있다. 일본은 도쿄돔에서 단체 응원을 펼쳤다. 도쿄=ⓒAFPBBNews = News1

8경기에서 무려 28골(15일 현재)이 터졌다. 경기당 평균 3.5골이다. 무승부가 단 한 경기도 없다. 반전에 반전의 연속이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이 아주 흥미롭게 흘러가고 있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재미난 흐름을 읽을 수 있다. 4년 전 남아공월드컵에서 우승한 스페인은 이른바 '티키타카'로 세계를 정복했다. 탁구공이 왔다갔다하는 것을 뜻하는 티키타카는 스페인 특유의 짧고 정교한 패스로 볼점유율을 높이는 스타일을 의미한다. 중앙 공격이 대세였다. 오차없는 콤비네이션 플레이를 통해 적진을 함락했다. 그러나 스페인은 조별리그 1차전에서 네덜란드에 1대5로 대패했다.

월드컵은 늘 변화와 충돌한다. 브라질월드컵, 현대 축구는 또 달라졌다. '티키타카'를 허무는 측면의 시대가 도래했다. 대부분 팀들의 수비라인을 살펴보면 변화된 세태를 감지할 수 있다. 내려선다. 공격시에도 센터서클 부근에 수비라인을 위치시킨다. 공간을 내주지 않기 위해 자연스럽게 수비는 중앙으로 밀집된다.

활로는 측면 뿐이다. 상대가 내려섰을 때 다양한 공격 패턴을 반복해 훈련한 팀이 쾌조의 스타트를 끊고 있다. 측면의 키는 역습이다. 스리백을 꺼내든 네덜란드는 측면에 스피드가 뛰어난 젊은피를 내세웠다. 스페인의 볼을 빼앗으면 2선을 거치지 않고 최전방의 판페르시와 로번에게 패스를 연결했다. 둘다 키핑력이 좋아 역습에는 최적의 카드였다. 결국 내려서는 상황에서는 역습이 많이 나올 수밖에 없다. 측면을 활용한 배후 침투, 그리고 정확한 크로스로 골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반면 압박은 다소 느슨해졌다. 브라질의 고온다습한 기후와 수중전에 강력한 압박은 체력에 무리가 갈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유럽에서 활약한다. 시즌을 마친 직후라 피로도도 감안해야 한다. 덤비지 않는다. 이탈리아의 경우 빠른 템포는 아니지만 힘을 쓸 때와 안 쓸때를 적절하게 분배했다.

측면에는 작용, 반작용이 수반된다. 일본은 나가토모와 우치다가 지나치게 올라가다 후반에 두드려 맞았다. 모아니면 도라는 식으로 무리하게 플레이를 하다 측면 장악에 실패했다. 코트디부아르는 수준높은 측면 역습으로 일본을 무너뜨렸다.

페널티킥골을 제외하고 세트피스 득점도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그야말로 일진일퇴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수비조직력과 질좋은 역습의 싸움에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결국 선제골을 넣어도 안심할 수 없다.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끝이 아니다. 전반을 버티다가 후반 측면이 무너지는 순간 대량 득점과 실점이 교차하고 있다.


우리 선수들도 이같은 흐름을 잊어서는 안된다. 기성용과 한국영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양쪽 윙백이 공격 가담시 수비형 미드필더인 둘은 3대7 혹은 4대6 비율로 수비에 무게를 둬야 한다. 상대가 측면을 활용해 역습에 나올 경우 중앙을 커버해야 한다. 그래야 중앙수비수들이 측면으로 진출할 수 있다. 우리가 역습할 때에는 2선 침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월드컵에는 영원한 강자, 영원한 약자가 없다. 우리 선수들로서는 맨 마지막인 H조에 포진한 것이 행운이다. 다른 조의 1차전이 큰 공부가 됐을 것이다. 16강 진출을 위해서는 러시아는 무조건 잡아야 한다. 충분히 잡을 수 있다. 대한민국, 파이팅!
FC서울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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