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이웃집 여동생처럼 밝고 순수한 이미지로 전국민의 사랑을 받았다. 소위 '국민 여동생'이란 왕관은 대단한 영광이다. 일단 얻기만 하면 CF퀸은 떼논 당상이다. 팬층이 두텁게 형성되기 때문이다. 패션, 식생활, 가전, 식음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러브콜을 보낸다. 전국민적인 호감도가 형성되기에, 악플러의 공격에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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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국민 여동생인 문근영은 그간 꾸준히 강렬한 캐릭터로 변신을 시도해왔다. 사극 '바람의 화원'에선 남장을 한 모습을 보여줬고, '신데렐라 언니'에선 악역을 맡았다. 최근 막을 내린 '청담동 앨리스'에서도 지극히 현실적인 캐릭터를 소화해냈다. 취업난에 시달리고 결혼을 통해 신분상승을 꿈꾸는 모습에 많은 팬들이 공감의 박수를 보냈지만, 이견 또한 존재했다. 난데없는 성형논란으로 마음 고생을 하기도 했다.
반면 수지는 상대적으로 연기 변신에 대한 부담없이 작품을 고르는 분위기다. 그녀에게 '국민 첫사랑'이란 왕관을 직접적으로 안겨준 영화 '건축학개론'도 그렇고, 드라마 '빅'도 귀여우면서도 사랑스러운 캐릭터다. 본격 연기 데뷔작인 '드림 하이'에서는 연기력 논란으로 호된 매를 맞았지만, 본인이나 소속사나 이를 큰 부담으로 느끼는 않는 듯하다. 오히려 편안하게 캐릭터를 풀어낸 점이 어린 나이의 수지에게 큰 힘이 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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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근영의 경우 끊임없는 이미지 변신 시도에도 불구하고, 팬들은 여전히 낯설어한다는 여론이 높다.
문근영의 지난 수년간 활동을 살펴보면, 작품 수가 결코 많지 않다. 장르 또한 한정적이다. 오락 프로그램에는 거의 얼굴을 비추지 않았으며, 스크린과도 데뷔 초기를 ?惠貂煮 거리가 멀었다. 돌다리도 두드려가는 지나친 신중함, 이미지 변신에 대한 욕심이 오히려 독이 됐다는 지적이다.
그녀의 달라진 모습이 익숙해지기도 전에 드라마는 끝나고, 그뒤에 오랜 활동 공백기가 이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됐다는 지적도 있다. 이 과정을 통해 오랜 이미지 변신 시도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여전히 팬들의 머리 속에서 순백의, 순수한 이미지로 남아있다는 것이다.
반면 수지는 한때 이미지의 과잉 소비라는 지적을 들을 정도로 활발한 활동을 통해 스펙트럼을 넓혀놓는데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맡은 역마다 멜로라인이 캐릭터의 대표적인 부분이라는 것도 특징 중 하나다.
이를 통해 수지는 여동생보다 첫사랑의 상대로 이미지의 무게 중심을 옮겨오는데 성공했다. 마냥 어리고 순수한 여동생 이미지보다는, 청순한 여인의 성숙함을 더하는데 성공했다는 평이다. 이 과정에서 168㎝의 키와 볼륨감 넘치는 몸매 등 외적 조건이 큰 힘이 된 것 또한 피할 수 없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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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두명과 비슷한 고민을 하게 될 또 한 명의 대표 국민 여동생 아이유는 올 한해 본격 이미지 탈피를 선언했다. 그 방향에선 일단 문근영보다는 수지 식 해법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그 첫번째 방향점이 다양한 장르와 무대를 넘나들며 전방위 공격을 택했기 때문이다.
아이유는 오는 3월20일 일본 첫 미니앨범을 발표한다. 한국에서도 신곡 발표를 준비하고 있으며, 드라마 '최고다 이순신'의 타이틀롤을 맡아 연기자로서 본격 시동을 건다.
이 가운데 최근 공개된 아이유의 일본 앨범 재킷의 사진만 봐도 그녀의 영리한 계산이 드러난다. 공개된 사진에서 아이유는 흰색 니트와 짧은 미니스커트 차림이다. 기존의 청순함에 기대면서도 여성스러운 매력까지 살포시 풍기는데 성공했다. '초딩 몸매'라는 기존 평가를 한방에 '훅' 날리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더불어 한국에서 4월 발표될 새 앨범은 성숙한 매력을 더하며, 드라마의 탄탄한 멜로라인을 등에 업는 전방위 공격을 통해 팬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심어주겠다는 계획이다.
소속사인 로엔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아이유 또한 올 한해가 너무나 중요하다는 것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럴 때 일수록 뒤로 숨기보다는 정면승부가 맞다는 판단이다. 보다 활발한 활동을 통해 팬들이 '성숙한 여인' 아이유에 익숙해지도록 할 구상"이라고 말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