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인선 감독이 말하는 '암 5년 생존의 법칙'

임정식 기자

기사입력 2011-09-01 18:13


대장암 홍보대사로 위촉된 최인선 전 프로농구 감독.


최인선 감독은 한국 프로농구 감독 사상 최초로 200승을 달성한 농구계의 명장이다. 그는 암과의 싸움에서도 승리했다. 2005년 대장암 3기 판정(5㎝ 정도의 혹)을 받은 뒤 수술과 항암치료 등을 거쳐 대장암을 극복했다. 지금은 후진 양성에 힘쓰며 제2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9월 '대장암의 달'의 맞아 3기 대장암을 이겨내고 1일 대장암 홍보대사로 위촉된 최인선 전 프로농구 감독이 '암 5년 생존의 법칙'을 공개했다.

▲제1법칙=하던 일을 가능한 한 유지하라

암을 진단받은 대부분의 환자가 첫 번째 하는 일은 자신의 모든 생업을 중단하는 것이다. 그동안 스트레스를 받던 일을 그만두고 최대한 평안을 찾겠다는 생각이다. 후기암이나 거동이 불편한 경우가 아니라면, 어느 정도 자신의 일을 꾸준히 유지하거나 새로운 일거리를 찾는 게 치료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실제로 최 감독이 "처음 대장암 3기로 진단받은 2005년 이후 암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농구공을 하루도 놓은 적이 없다"고 말한다. 지금도 그는 연예인 농구단 '아띠 바스켓'의 명예감독, SK 나이츠 기술고문 등을 맡고 있다.

▲제2법칙=암과 싸우려면 의사·가족과 팀워크를 이뤄라

암은 환자 혼자 치료할 수 없다. 완치를 위한 5년이라는 기간은 길다. 의사에 대한 신뢰와 파트너십이 없다면 5년이라는 생사를 가름하는 소중한 시간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다. 식생활 개선, 운동, 생활습관 개선 등 대장암의 예방과 치료의 모든 과정에 가족의 도움은 절대적이다.

환자라는 것을 내세워 일방적으로 가족에게 희생을 요구해서도 안 된다. 환자가 힘든 만큼 이를 지켜보고 또 지켜주는 가족도 힘들기 때문이다.


▲제3법칙=암과의 싸움을 위해 나쁜 습관을 버려라

암은 생활습관병이다. 최 감독 역시 암에 걸릴 수 있는 나쁜 습관이 있었다. 프로농구 감독이 달고 살 수밖에 없는 극도의 스트레스. 잦은 육식 위주의 회식과 불규칙한 식사 등이었다. 게다가 친가 쪽 어르신 중 몇 분이 대장암 병력이 있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건강에 대한 지나친 자신감 때문에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3~4년씩 미루곤 했다.

현재 최 감독의 생활은 완전히 바뀌었다. 1년에 한 번은 CT 검사, 한번은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는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섬유소가 가득한 고구마·바나나 등 채소와 과일을 반드시 섭취(200g 이상)하고, 견과류를 수시로 즐기며, 음식에 될 수 있으면 소금 간을 하지 않는다.

배변 습관 및 변의 변화를 매일 점검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농구 외에도 걷기, 달리기, 체조, 골프(프로골프 자격증 취득) 등 좋아하는 운동을 매일 30분 이상 즐기고 있다.

▲제4법칙=긴장의 끈을 늦추지 말라

암은 방심하면 언제든 다시 찾아올 수 있다. 적지 않은 암환자들이 암에서 해방되면 이전의 고통을 잊는 경우가 많다. 암의 재발 등에 대해 너무 민감해할 필요는 없지만, 암에 한번 걸렸던 사람은 암에 대한 경계를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 암은 항상 방심한 틈을 노리고 찾아오기 때문이다.

▲제5법칙=최고의 암치료제는 '희망'이다.

최 감독은 복강경 수술을 받은 후 직장 부분이 쉽게 아물지 않아 소장을 빼내고 장루를 차는 생활을 해야만 했다. 식사 후 수시로 화장실을 가야 하거나, 조금만 음식을 많이 먹게 되면 아무데서나 '실례'를 하기도 해 가까운 지인이 아니면 사람들과 쉽게 자리할 수도 없었다. 2~3시간 이상 움직여야 하는 고속도로나 어려운 사람들과의 만남은 사양하게 됐다.

하지만 최 감독은 이런 불편이 오히려 고맙다고 말한다. 그는 "암이 생긴 뒤 현재의 삶과 주위 사람들의 소중함, 고마움을 더 절실히 느끼고 있다"고 강조한다. 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