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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김수경은 10년전 마운드를 호령했던 에이스 출신이다. 98년에 현대에 입단해 신인왕을 차지했고, 2000년에는 18승을 올리는 등 지난해까지 통산 111승을 거두며 프로야구를 대표했다. 그러나 최근 2년간 부상과 부진으로 등판 기회가 부쩍 줄어들면서 팬들의 기억에서도 조금씩 지워졌다. 더구나 젊은 투수들을 키워 중용하는 넥센의 정책에서도 김수경은 주류가 되기 힘들었다. 그러나 김수경이 자신의 존재가치를 다시 입증했다. 31일 잠실 두산전에서 최근 2년간 가장 좋은 투구내용으로 부활을 알렸다. 7이닝 동안 2안타 3볼넷을 허용하며 1실점으로 막는 눈부신 투구로 전성기의 위용을 드러냈다. 경기가 연장까지 가는 바람에 약 2년만에 승리를 맛보는데는 실패했지만, 넥센 선발진의 기둥으로 다시 자리매김할 가능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김수경은 이날 경기후 "나에게는 선발로 남느냐 못남느냐는 절박함이 있다"며 "전에는 포수 사인에 고개를 가로젓는 경우가 많았는데, 오늘은 거의 사인대로 던졌다. 동료들과 서로 믿음을 가지고 경기를 할 때 좋은 결과가 나온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고 말했다. 이날 김수경과 배터리를 이룬 포수는 유선정이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