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지금껏 본 적 없는 파격 변신이다. 환갑을 넘긴 63세 중견 배우 이혜영이 전설적인 킬러로 변신, 강렬한 액션부터 농밀한 감정까지 촘촘히 쌓은 명품 열연으로 봄 극장가 파란을 예고했다.
특히 '파과'는 독보적인 카리스마를 지닌 이혜영과 탁월한 연기력으로 관객을 매료시키는 김성철이 킬러로 변신해 강렬한 대결을 펼치는 독특한 스토리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60대 킬러라는 유례없는 캐릭터를 중심으로 신선한 액션과 여운을 남기는 매혹적인 서사가 어우러진 작품으로 극장가 파란을 일으킬 전망이다.
|
김성철은 "베를린영화제는 장르적 실험을 많이 하는 영화제 중 하나다. 이 작품이 초청됐다는 것만으로 정말 감사했다. 같이 월드 프리미어로 처음 영화를 봤는데 너무 신선한 경험이었고 빨리 한국 관객에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곱씹었다.
|
조각 역에 캐스팅 된 이혜영은 "40여년간 킬러로 활약한 여자다. 사실 나는 원작을 먼저 읽었다. 처음에는 이걸 어떻게 영화로 만드나 싶었다. 몸이 옛날같지 않아 액션이 두렵다고 했다. 실제로 현장에서도 힘들었다. 그런데 민규동 감독은 미리 계획이 있었더라"고 신뢰를 드러냈다.
그는 "한국에 내 비슷한 나이의 좋은 배우들이 많지 않나? 왜 나를 선택했을까 싶었는데 촬영하면서 '내가 보톡스를 맞지 않아 캐스팅했구나' 싶더라. 이제 영화도 끝냈으니 보톡스를 좀 맞아보려 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지금까지 너무 많은 액션 영화를 봤다. 킬러라는 역할은 보통 그렇게 사용되는데 '파과'는 기존의 킬러 역할과 다르다. 생각하는 지점이 다르다. 액션도 이 몸 그대로, 이 표정 그대로 나와야 했다. 그래서 더 힘들었고 부상도 많았다. 무술 감독이 정말 고생했고 나의 스턴트 배우도 고생 많았다"고 떠올렸다.
이와 관련해 민규동 감독은 "어렸을 때부터 이혜영은 내게 신비로운, 미스테리한 배우였다. 한국적이지 않으면서 궁금한 지점이 오랫동안 쌓여있었다. 고전적인 아우라를 가진 분이 '파과'의 조각 역에 어울릴 것 같았다. 직접 만났을 때 운명적임을 느꼈다. 실제 조각을 구현한 것처럼 떨림도 있고 강렬함도 있었다. 살아온 흔적과 에너지, 아우라가 첫 만남 때부터 느껴졌다. 이혜영은 오랫동안 '파과'를 준비한 느낌이었다"고 캐스팅한 과정을 전했다.
|
이혜영과 호흡에 대해 "카리스마 넘치고 무서워 보이기도 하지만 실제 모습은 소녀 같고 공주님 같은 다정함이 있다. 하지만 카메라 불이 들어오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신한다"고 밝혔다.
민규동 감독은 "뮤지컬을 보면서 김성철의 카리스마와 퍼포먼스에 환호한 팬 중 하나였다. 조각과 어울리면서도 조각을 불편하게 만들어야 했다. 언제든 물어버릴 것 같으면서도 너무나 귀여운 강아지 같은 느낌이었다. 김성철이 가진 미소년 느낌과 강력한 무서운 지점이 느껴져 다행이었다. 티라미수의 달콤함과 씁쓸함 사이에 있는 배우인 것 같다. 원석으로서 가능성이 큰 배우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파과'는 이혜영, 김성철, 연우진 그리고 김무열, 신시아 등이 출연했고 '무서운 이야기' 시리즈 '간신' '허스토리'를 연출한 민규동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5월 1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