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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아들이 자랑스러워 하는 아빠이자 한국이 보증하는 배우 이병헌(55)이 또 한번 인생작을 경신하며 스크린의 제왕으로 이름값을 증명했다.
특히 '승부'는 조훈현 그 자체가 된 이병헌의 명품 연기에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2023년 개봉한 '콘크리트 유토피아'(엄태화 감독)에서 눈알을 갈아 끼운 명연기로 384만명의 관객을 사로잡은 이병헌은 '승부'에서 조훈현과 빙의된 신들린 열연으로 감탄을 자아낸다. 조훈현으로 얼굴을 갈아 끼운 이병헌은 조훈현의 사소한 습관부터 심연 깊은 곳의 감정 연기까지 완벽히 소화하며 명품 배우의 품격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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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아주 어릴적 SBS 드라마 '올인'의 실존인물 차민수 씨 연기를 하지 않았나? 실제로도 차민수 씨와 조훈현 국수가 어릴 적 절친이라고 하더라. 두 분의 인생을 내가 연기한다는 게 참 묘한 인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보다는 실존 인물을 그리는데 작가가 가장 고민되었을 것이다. 왜곡되거나 거짓이 보인다면 지탄받을 수 있는 지점이 정말 많다. 배우는 연기할 때 창조된 픽션을 가지고 연기하면 자유롭다. 자유롭게 뻗어나갈 수 있는데 이렇게 실존 인물이 있는 경우 자유로움은 배제되어야 한다. 최대한 비슷하게 감정을 상상하며 연기해야 하는데 그런 지점이 어렵지만 재미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존 인물에 대한 고민도 있지만 바둑을 배워야 하는 것도 도전이었다. 바둑판에 돌을 놓는 것부터 배워야 했다, 돌을 잡고 놓는 것은 물론 돌 사이에 돌을 놓는 자세 등 레슨을 받았다. 레슨을 받은 뒤 집에 돌아와 연습을 해야 하는데 아들이 내 바둑 연습을 돕기도 했다. 내가 바둑을 잘 모르니까 바둑을 알려줄 수는 없었지만 대신 아들에게 오목을 가르쳐 같이 오묵을 두며 나는 나 대로 바둑돌 놓는 연습을 했다. 아들이 스케줄이 있어 오목을 못 둘 때는 아내 이민정이 대신 나서 같이 오목을 두기도 했다"고 가족들의 든든한 지원을 털어놨다.
특히 이병헌은 이번 '승부' 시사회 때 처가는 물론 아들, 아내, 어머니 등 가족들을 대거 시사회에 초대해 함께 영화를 관람했다는 후문. 이병헌은 "이번 '승부'는 장인어른도 시사회에 왔고 아내, 아들도 같이 와서 봤다. 다들 잘 봤다는 평을 해줬다. 장인어른은 그 시대적 배경을 워낙 잘 알고 바둑도 팬이라 더 재미있게 본 것 같다. 장인어른이 정성스럽게 만들었다는 칭찬도 해줬다"며 "아들이 열 살인데 요즘 내 영화를 하나씩 보여주고 있다. 아들에게 가장 처음 보여 준 영화가 '광해: 왕이 된 남자'(12, 추창민 감독)였고 그 다음이 '공동경비구역 JSA'(00, 박찬욱 감독)였다. 그리고 최근 시사회에서 '승부'를 보여줬다. 아들이 요즘 세대라 그런지 아무래도 남북 관계에 대해 낯설어 '공동경비구역 JSA'는 이해를 잘 못하더라. '왜 남한과 북한 병사가 친구가 되면 안되냐'고 묻기도 했다. 그런데 '승부'는 잘 본 것 같다. 영화를 보고 나서 굉장히 슬펐다고 하더라. 아내 이민정도 이창호(유아인)가 조훈현의 집을 떠났을 때 슬펐다고 하더라. 아들도 그 장면에서 운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요즘 아들은 아빠가 어떤 사람인지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 아빠의 영화를 보면 완전 다르게 행동한다. 갑자기 나를 꼭 껴안으며 붙어있으려고 하는데 그게 이틀 정도 간다. 아들이 더 어렸을 때는 밖에서 누군가 나를 알아보고 팬이라고 하면 저 멀리에서 달려와 내 손을 잡고 상대를 본다. 약간 '나 이병헌 아들이야'라며 행동하는 데 그 모습이 귀엽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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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물론 그 사건(유아인 마약 스캔들) 이후에는 아쉬움도 있었다. 그런데 나 보다 먼저 걱정이 된 것은 김형주 감독이다. '보안관'을 찍고 정성스레 이 작품을 준비했는데 이걸 관객에게 전달하지 못하면 감독의 노력이 허사가 된다. 그래서 나 보다 김형주 감독에 대한 걱정이 컸던 게 사실이다"며 "그 사건 이후 유아인과 연락을 따로 한 적은 없다. 사건 이후 뿐만이 아니라 평소에도 전화 연락을 하는 사이는 아니라서 사건이 터지고 연락 하기 더 어려웠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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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