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주영, '원경'과 먹먹한 이별 "도망치고 싶기도 했지만..말도 못하게 그리울 것"[전문]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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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2-14 00:03


차주영, '원경'과 먹먹한 이별 "도망치고 싶기도 했지만..말도 못하게 …

[스포츠조선 김소희 기자] 배우 차주영이 드라마 '원경' 종영 소감을 전했다.

13일 차중영은 지난 11일 종영한 tvN 드라마 '원경' 스틸것과 함께 종영 소감을 담은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차주영은 "

준비하면서 작업하고 방영하기까지. 또 내보내고 끝이 나기까지. 많이 울었다. 뭐 그렇게 울 일이 많았는지. 뭐 얼마나 대단한 거 한다고. 때때로 도망가고만 싶었다. 숨이 막히고 힘에 부쳤다. 공기가 주욱 빠져나가는 듯 했다"라고 전했다.

다만 차중영은 "매 순간이 너무도 소중해서.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그 시간들이, 괴롭던 시간까지도 포함해 말도 못하게 그리워질 것을 저는 이미 알았다. 제게는 어떤 의미 이상의. 사계절을 다 보내고도 남아 또 한 번의 계절로 넘어가는 시간 동안. 정말 너무나도 많은 일들이 있었고. 사랑했고. 많은 레슨을 얻고. 슬펐고. 그 슬픔이 그만치 담기지 않았고. 또 여러 가지를 잃고. 담고. 보내버릴 수밖에 없는 작품이었다"라고 작품에 대한 애틋함을 드러냈다.


차주영, '원경'과 먹먹한 이별 "도망치고 싶기도 했지만..말도 못하게 …
이어 현장 스태프에게 고마움과 미안함을 전하면서 "그와 별개로 나는 나도 모르게 눈을 감고 끝나는 날까지의 시간을 세어보며 버티며 주문을 걸어도 보고, 동시에 아직 다가오지도 않은 끝이 벌써 아쉬워 보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으로 가득 혼자 또 울컥했다"면서 "방영 시작할 때 즈음부터는 참 아이러니하고 슬프게도 내내 얼른 지나가 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시간이 흐르면서는 받아들이고 보내는 연습을,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역시나 스쳐가는 기억들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던 저는. 텅 빈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라고 종영에 대한 아쉬움을 전했다.


차주영, '원경'과 먹먹한 이별 "도망치고 싶기도 했지만..말도 못하게 …
마지막으로 차주영은 '원경' 이방원 역을 맡은 상대 배우 이현욱을 향해 "'원경'에서 원경왕후로 살 수 있어 영광이었다. 그리고 임금 노릇 하시느라 애쓰셨다. 한 쌍이 되어 일생을 연기하며. 나만큼 애틋하고 안쓰러운.마음고생 많았을 남편. 방원 없이는 원경도 없었다"라고 고마워 했다.

한편 tvN X TVING 오리지널 드라마 '원경'(이영미 극본, 김상호 연출)은 태종 이방원(이현욱)과 함께 권력을 쟁취한 원경왕후(차주영)를 중심으로 왕과 왕비, 남편과 아내, 그 사이에 감춰진 뜨거운 이야기를 그린 작품. 지난 11일 종영했다.

다음은 차주영 글 전문


준비하면서 작업하고 방영하기까지. 또 내보내고 끝이 나기까지.

많이 울었어요. 뭐 그렇게 울 일이 많았는지. 뭐 얼마나 대단한 거 한다고. 때때로 도망가고만 싶었습니다. 숨이 막히고 힘에 부쳤어요. 공기가 주욱 빠져나가는 듯 했어요. 하지만 매 순간이 너무도 소중해서.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그 시간들이, 괴롭던 시간까지도 포함해 말도 못하게 그리워질 것을 저는 이미 알았답니다.

제게는 어떤 의미 이상의. 사계절을 다 보내고도 남아 또 한 번의 계절로 넘어가는 시간 동안. 정말 너무나도 많은 일들이 있었고. 사랑했고. 많은 레슨을 얻고. 슬펐고. 그 슬픔이 그만치 담기지 않았고. 또 여러 가지를 잃고. 담고. 보내버릴 수밖에 없는 작품이었습니다.

부족한 저를 믿고 함께 만들어주신 모든 분들, 당장이라도 무너져버릴 것 같은 어느 날에 돌아보니 혼자라고 느껴지던 날들에. 현장을 애틋하게 여겨 저보다 더 애써주신 분들께 감사한 마음 전합니다. 공기로 마음으로 다 전해졌어요. 느꼈어요. 카메라 뒤에서, 분장 버스 안에서, 의상 천막 안, 모니터 너머로 찰나에 눈짓으로 눈빛에 손길에 외로움 나누던 시간들. 내 공기도 조금은 닿았을까요. 많이 힘들었죠? 애쓰셨습니다. 제 것이 바빠 더 살뜰히 살피지 못해 미안합니다.

우리 현장은 참 사랑이 많았었는데. 그와 별개로 나는 나도 모르게 눈을 감고 끝나는 날까지의 시간을 세어보며 버티며 주문을 걸어도 보고, 동시에 아직 다가오지도 않은 끝이 벌써 아쉬워 보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으로 가득 혼자 또 울컥하다가

방영 시작할 때 즈음부터는 참 아이러니하고 슬프게도 내내 얼른 지나가 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시간이 흐르면서는 받아들이고 보내는 연습을,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역시나 스쳐가는 기억들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던 저는. 텅 빈 것만 같은 기분이 듭니다.

겁도 없이 이걸 하겠다고 했을 때부터 난 알았을까요.

답이 없을 때마다 제 기억 속 너무나도 훌륭하신 저의 할머니 생각하며 진심만을 담겠다 다짐했는데.

태종 이방원, 원경왕후께. 그리고 할머니. 죄송합니다.

현장에서는 저희끼리 원경 또는 중전, 중전마마 등으로 불렀지만 남겨진 이름이 없어 드라마 속에서 그녀는 이름으로 불려본 적이 없답니다.

그동안 '원경'에 애정 보내주신 분들 고맙습니다.

우리가 또 만날 수 있을까요.

그곳에서 잘 지켜봐 주시고 계셨죠. 잘 지켜봐 주신 덕분에 우리 드라마 끝까지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곳에서는 꼭 행복만 하세요. 두 분 꼭 행복하세요. 그리고 지켜주세요.

당신만은 행복하세요.

하고 싶은 말 많았지만 또 없기도 했는데 꾹꾹 누른 어떤 것들이 새어 나와, 또 여러 이유로. 길어졌어요. 한 분 한 분 한 번은 꼭 따로 이야기하고 싶었던 그러나 어려워진 연유로 넘쳐흐르는 것을 쏟아내고 막으며.. 지나고 나면 이 이야기할 일이 많이 없을 것 같아 부끄럽지만 유일한 제 공간에 그저 제 개인의 소회를. 나만 아는 의미 없는 긴 글을 남깁니다.

못내 아쉬운 일은 있었지... 허나

오늘 모든 인터뷰를 끝으로 마지막 정리를 하며

'원경'에서 원경왕후로 살 수 있어 영광이었습니다.

그리고 임금 노릇 하시느라 애쓰셨습니다.

한 쌍이 되어 일생을 연기하며.

나만큼 애틋하고 안쓰러운.

마음고생 많았을 남편. 방원 없이는 원경도 없었습니다.

2023-2024-2025 까지의 시간을 녹인 원경... 보냅니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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