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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겸 감독 김희원(53)이 연출에 도전한 소감을 밝혔다.
김희원 감독은 촬영 당시를 떠올리면서 "매일 눈치를 봤다. 진짜로 배우들 눈치 엄청 많이 보고, 스태프 눈치 엄청 많이 보고 6개월 내내 눈치를 보고 살았다. 모든 사람의 눈치를 많이 봤다. 개인적으로는 눈치를 봤다는 의미가 감독들이 이거 해라 저거 해라 이게 맞다 저게 맞다 자꾸 얘기하다 보면 소위 말해서 이제 어떻게 할까요? 하는 순간 자기가 자기 위주대로가 아니라 기다리며 하는 거잖나. 저 사람이 스스로 뭔가를 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왜냐면 제 아이디어는 한계가 있으니까. 계속 잘 해주길 바라면서 눈치를 본 거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무빙'에서는 배우와 작가로 만났던 사이지만, 이번에는 감독과 작가가 된 강풀 작가와 김희원 감독이다. 김희원 감독은 "배우로 만나서 최일환 역할을 했을 때에는 '이게 뭐냐. 난 별로다' 이러고 '정당성이 있어야 연기를 하는데 나는 이상하다' 이러고.그러고 바꾼 것도 있고, 그런 얘기를 많이 했다. 그런데 연출로 대화를 할 때에는 이걸 갖다가 어떻게 하면 더 좋게 하겠느냐. 근데 작가로서 자기가 꼭 하고 싶은 게 있잖나. 근데제가 볼 때에는 제 생각과 다를 때도 있잖나. 그걸 어떻게 잘 통과를 시키느냐. 그리고 또 연기자였다 보니까, 연기를 하다 보면 이거는 이 대사는 이렇게 연기하기 힘든데? 이렇게 어떻게 바꿀지, 감정이라는 게 내용이 확 와야 하는데, 그걸 어떻게 하면 이렇게 연출의 의도에 맞게 바꿀까. 그런 대화를 많이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희원 감독은 "한 달 정도 고민했던 것 같다. 한다고 한 다음에도 고민했다. 지금이라도 그만둘까. 그래서 그런 것까지 따지면 두 세 달 되는 것 같다. 당시 단편영화도 준비 중이었는데, 찍으려고 준비를 다 해놓고 있었다. 갑자기 들어와서 고민을 더 했다. 그러니까 단편영화부터 시작해서 이렇게 해야겠다고 했는데 갑자기 큰 게 들어오니까 이거 해도 되나? 이런 고민도 하고, 단편영화는 괜히 혼자서 핸드폰으로도 찍을 수 있는 건데, 많이 안 보면 감출 수도 있는 건데 감추지도 못하고. 인생 생각을 했다. 이걸로 인생 바뀌는 거 아냐? 했다. 좋게 바뀌는 게 아니라, 이거 망하면 큰일 난다. 이런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김희원 감독은 강풀 작가의 제안을 받고 합류했다고. 그는 "강풀 작가님이 제안을 하셔서 '뭘 보고 나에게 이런 걸 하자고 하느냐'고 했더니, 강풀 작가님의 말이다. 자기가 무빙을 보면서 제 연기가 제일 좋았단다. '평범하게 선생님 한 건데 뭘 좋아해~' 이래서 그 '무빙' 할 그랬던 것 같다. 다 초능력자인데 저만 없잖나. 저만 없는데 초능력자들이랑 싸우는데 '무빙'에서 저를 던지면 제가 저 멀리 날아가서 벽에 부딪히는데 안 죽는다. 어쨌거나 초능력자와 싸우려면 학생들을 많이 사랑해야 한다.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하는데, 말도 안되게 덤빌 수는 없지 않냐고 해서 학생들을 사랑하는 신을 넣어야겠다고 해서 대본을 좀 바꿨다. 그런 부분이 강풀 작가님의 생각은 저한테 설득을 당했다고 하더라. '무빙'을 할 때. 그래서 아마 그게 자기가 쓴 대본을 설득을 해서 '무빙'도 한 게 그게 좀 그분에겐 인상깊지 않았나 싶다. 그 얘기를 하더라. 겉으론 연기가 좋았다고 하지만 그런 얘기를 했다"고 했다.
'조명가게'는 어두운 골목 끝을 밝히는 유일한 곳 '조명가게'에 어딘가 수상한 비밀을 가진 손님들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강풀 작가의 원작에 김희원의 감독 데뷔작으로 주목받았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