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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하고 우는 모습만 생각해" 홍석천, 커밍아웃 아닌 아웃팅 오해 '해명' ('돌싱포맨')[종합]

조윤선 기자 영문보기

기사입력 2024-12-18 07:57


"후회하고 우는 모습만 생각해" 홍석천, 커밍아웃 아닌 아웃팅 오해 '해…

[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홍석천이 커밍아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17일 방송된 SBS '신발 벗고 돌싱포맨'에는 홍석천, 최진혁, 허각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커밍아웃 1호 연예인' 홍석천은 인기가 절정이었을 때 커밍아웃한 이유에 대해 "너무 바쁘고 돈도 버는데 '도대체 나의 행복은 뭘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그때 마침 사귀던 남자 친구가 다른 남자랑 바람이 나서 헤어졌는데 그 후에 내가 내 사람을 지키려면 일단 나부터 누군지 알려야겠다는 생각에 나를 속이지 말자고 생각해서 커밍아웃했다"고 밝혔다.

그는 "커밍아웃 후 방송을 3년 반 쉬었다. 3년이 넘어가니까 좀 불안했다. 그래서 식당도 시작하게 된 거다"라며 "그때 기자회견을 열고 말했어야 했는데 그것조차 너무 무서운 때였다"고 털어놨다.

이와 함께 홍석천이 2000년 커밍아웃했을 당시 절친한 배우 이의정과 함께했던 인터뷰 영상이 공개됐다. 당시 홍석천은 앞으로 연기 활동할 수 있을 것 같냐는 질문에 "나도 어린 조카가 셋이나 있다. 그 조카들이 나중에 삼촌을 기억해 줄 때 정말 솔직하고 참 용감한 삼촌으로 기억해 줬으면 좋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어 "내가 가장 하고 싶은 이야기는 지금의 나와 그전의 나는 변한 게 없다. 내가 여러분과 조금 다른 경험을 하고 있다는 것 때문에 여러분들께서 나를 보는 걸 싫어한다면 더 많은 것을 공부할 거고 나중에 여러분들께서 받아주신다면 그때는 정말로 거짓된 웃음이 아니라 가슴 속에서 나오는 웃음과 즐거움을 드리고 싶다"며 눈물을 쏟았다.

홍석천은 "저 영상을 거의 15년 만에 보는 거 같다. 나 스스로가 저 영상을 못 보겠더라"며 "제일 친했던 이의정이 질문하고 답하는 형식으로 1시간 30분짜리를 30분 분량으로 편집해서 각 방송 언론사에 뿌렸는데 마지막 우는 부분만 나왔다. 그러니까 사람들은 내가 되게 큰 잘못을 하고 후회하고 우는 모습만 생각하니까 내가 커밍아웃을 누구한테 들켜서 했나라고 오해하더라"며 "난 즐겁게 인터뷰하다가 마지막 한마디 한 것만 쓰니까 굉장히 커밍아웃을 후회하는 사람처럼 보였는데 나는 준비도 많이 했고, 후련했다. 지금까지도 단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후회하고 우는 모습만 생각해" 홍석천, 커밍아웃 아닌 아웃팅 오해 '해…
당시 홍석천의 아버지는 기사를 막겠다고 변호사까지 대동해서 상경했다고. 그는 "부모님이 충청도 분들인데 야밤에 택시 타고 서울로 오셨다. 다음날 변호사도 왔는데 인터뷰 못 나가게 막으려고 한 거다. 내가 커밍아웃 인터뷰를 월간지랑 해서 기사가 나가기까지 15일 정도의 시간이 있었다. 부모님이 날 설득해야 하니까 '농약 먹고 같이 죽자', '창피해서 고향 못 산다. 떠나야 한다'고도 말했는데 내가 너무 완강하게 하고 싶다고 했다"며 "그러니까 '왜 굳이 아무도 시키지 않은 짓을 하려고 하냐'고 해서 '서른 살이 됐는데 이때까지 내가 가장 사랑하는 부모님께 내가 어떤 아들인지 말 못 하는 게 얼마나 불행할지 생각해 봐라'라고 했다. 그랬더니 아버지가 가만히 듣고 있다가 '네가 책임질 수 있으면 해라'라고 하셨다"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홍석천은 "부모님 마음도 이제는 이해한다. 부모님은 날 (전과 같이) 똑같이 사랑하신다"며 "커밍아웃을 고민하는 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은 난 커밍아웃을 30년 고민했다. 내 정체성을 받아들이는 것도 힘들었고, 누구한테 이야기하는 것도 힘들었다. 고민한 시간이 10~20년이었다. 근데 부모님이나 친구에게 갑자기 커밍아웃하면 그분들은 그날부터 고민인 거다. 이해 못 하는 게 너무 당연하다. 내 자식이 그렇다는 걸 그날부터 알게 된 거 아니냐. 이해받기까지는 시간이 되게 많이 필요하다"고 진심 어린 조언을 했다.

supremez@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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