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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김수현기자] 가수 정미애가 설암 수술 당시를 회상하며 눈물을 쏟아냈다.
정미애는 "스케줄이 바쁘긴 한데 엄마 김장 일이 너무 많아서 거들어 드리려 한다. 그 김에 남편도 일을 시킬 거다"라고 친정을 찾은 이유를 밝혔다.
바쁜 일정 탓에 오랜만에 찾아오는 부모님의 집. 정미애의 아이들은 귀여운 일바지 패션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하지만 남편은 웃으면서 아이들 사진만 찍었다. 이에 정미애가 잔소리하자 남편은 "이게 바로 다 추억이다"라며 해맑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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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우리 미애는 어릴 때부터 노래 잘했다. 4살 승우만할 때부터 달랐다. 엄마 손 잡고 테이프 사달라고 그랬다. 춤도 잘 췄다"며 딸을 자랑했다. 정미애는 "아버지가 노래를 잘하신다. 어느날 테이프를 하나 가지고 오셨다. '새로운 테이프를 사왔나'보다 하고 틀었는데 나훈아 선생님 노래가 나오더라. 그래서 '나훈아 선생님 테이프인가보다' 했는데 아버지의 녹음테이프였다. 그정도로 노래를 잘한다"라 회상했다.
정미애는 "어릴 땐 가수가 꿈이 아니었다. 원래 엄마는 민요를 전공해서 국악하던 사람이다. 엄마가 왜 가수가 된 줄 아냐. 할머니 때문이다"라 했다. 이에 어머니는 손자들을 향해 "엄마가 노래를 잘해서 '전국 노래 자랑'을 딸 몰래 신청했다"라 고백했다.
무려 2005년 '전국노래자랑' 대구광영시 북구편에 출연했던 정미애는 23살의 상큼하고 풋풋한 얼굴로 엄청난 가창력을 선보였다. 당시 정미애는 최우수상, 1등을 차지하고 상반기 결선까지 진출했다. 결과는 또 1등. 2005년 연말 결선에도 진출해 당당하게 대상을 품에 안았다. 지금의 트로트퀸을 만든 건 정미애의 어머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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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내보내고 엄마와 딸 두 사람만 남은 집은 적막함이 흘렀다. 감기로 며칠 째 고생 중인 정미애에 어머니는 "행사도 많고 바쁜데 병원 다녀왔냐"며 걱정했다. 이어 "엄마는 맨날 네 걱정 뿐이다. 노래 부르는 모습도 가슴 아파서 눈물이 난다. 다른 사람은 편하게 네 무대를 보지만 엄마는 가슴이 찢어진다"라며 울먹였다.
화려해보이는 무대지만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몸을 혹사하는 딸의 모습에 울컥하는 어머니. 정미애는 어머니의 마음에 눈물을 흘렸다.
설암 3기 판정으로 혀의 1/3을 도려냈던 정미애는 수술하는 사실을 어머니께 알리지 못하고 수술 당일 설암 사실을 알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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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애는 "엄마가 걱정돼서 선뜻 말을 못했다"라 소백했다. 어머니는 "내가 말로 다 표현 못했다"며 울컥했다. 이어 "엄마의 마음을 네가 알 거 아니냐. 아프지 마라"라 다독였다.
정미애는 "어머니 칠순 때 제가 행사가 있어 못챙겨드렸다. 그래서 칠순을 챙겨드리고 싶었다"며 칠순잔치를 준비했다. 아이들까지 모두 무대의상을 차려입은 정미애 가족들. 식당에는 엄마의 지인분들로 가득했다.
할머니를 위해 아들 인성이가 직접 마이크를 들었다. 떨지도 않고 무대를 꽉 채우는 성량에 박수가 이어졌다. 또 어머니의 친구는 대신 정미애의 남편을 혼쭐내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shy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