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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원조 한류스타'로 한 시대를 평정했던 배우 송승헌(48)이 파격 변신으로 스크린에 컴백했다.
더불어 '히든페이스'는 앞서 '인간중독'으로 파격 치정물에 도전한 송승헌이 다시 한번 김대우 감독의 손을 잡고 스크린에 컴백해 눈길을 끌었다. 숨겨진 욕망을 드러낸 오케스트라 지휘자로 변신한 송승헌은 갑자기 자취를 감춘 약혼녀 수연(조여정)을 잃은 상실감에 고통스러워하면서도, 그를 대신한 첼리스트 미주(박지현)에게 강한 끌림을 느끼는 인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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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이런 노출 연기를 김대우 감독 작품이 아니면 처음부터 못했을 것 같다. 김대우 감독이 기존에 했던 작품을 보면 노출을 위한 노출이 아니지 않나? 작품 속에서 그렇게 흘러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그걸 설득력 있게 영화를 만들기 때문에 나도 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고 편하게 할 수 있었다. 김대우 감독의 디렉션도 굉장히 정확하다. 어느 선까지 연기하자고 정확히 선을 그었다. 일부의 다른 감독 현장 이야기를 들어보면 베드신을 해야 하는 배우들에게 알아서 연기 하라고 한 뒤 '나중에 편집하면 돼'라고 한다더라. 그런데 김대우 감독은 그렇지 않다. 김대우 감독이 남자 조감독을 데리고 시범 연기를 보여줬다. 정확하게 디렉션을 액션 영화처럼 보여줬고 어떻게 보면 그래서 더 편했던 것 같다. 아무래도 여배우보다 내가 부담은 덜 했을 것이다. 보여줄 것도 (상대적으로) 없지 않나"고 너스레를 떨었다.
지휘를 도전하는 과정도 쉽지 않았다. 송승헌은 "조여정이나 박지현처럼 악기를 직접 다뤄야 하는 연기가 아니라서 비교적 지휘는 쉬울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김대우 감독이 진짜 지휘자처럼 보이길 원했고 나 역시 지휘를 배우면서 내가 생각했던 게 정말 잘못됐구나 싶었다. 모든 음악을 지휘자인 내가 파악하고 있어야 했다. 평소 클래식을 잘 알지 못하고 듣지도 않았다. 물론 대중 가요도 잘 듣는 편은 아니다. 무엇보다 지휘자는 악보를 볼 줄 알아야 했다. 어렸을 때 피아노도 두 번 배우다 실패한 사람인데 악보를 보고 지휘를 하려니 너무 어렵고 무슨 소리인지도 잘 모르겠더라. 내가 지휘를 해야 오케스트라의 음악이 시작되는데 오케스트라도 내 방식이 익숙하지 않아 다들 힘들어 했다. 내가 느리면 오케스트라가 같이 느려지고 내가 빠르면 노래도 빨라진다. 마치 말을 탄 느낌이었다. 굉장히 신기한 경험이었다. 괜히 지휘자가 아니더라. 손끝 하나로 악기가 나오고 음악이 시작된다. 그런데 연기를 하려니 그런 부분을 숙지하는 게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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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중독'에서는 임지연과 파격 연기를, '히든페이스'에서는 박지현과 열연을 펼친 송승헌은 "당시 임지연, 박지현 두 사람 모두 현장에서 낯가리는 부분이 있었다. 그런데 정작 촬영을 들어가면 완전히 달라지는 친구들이었다. 수줍음이 많은데 촬영 들어가면 완전 달라져 굉장히 놀란 포인트가 있었다. 그런 부분이 두 사람 모두 비슷하더라"며 "임지연은 '인간중독'에서 좀 더 신비로워야 했고 베일에 쌓여야 했다. 그런데 '히든페이스'의 박지현은 그런 지점에서 좀 차이가 있다. 특히 박지현은 '곤지암'(18, 정범식 감독)에서 처음 봤다. '곤지암'을 집에서 봤는데 너무 무서워서 중간에 멈추기도 했고 불을 켜고 봤다. 나중에 알았는데 박지현도 '인간중독' 시사회에 와서 영화를 봤다고 하더라. 그 당시 연기를 준비하던 신인이였다고 하던데 그런 부분에서 이번 '히든페이스'를 통해 인연을 만들게 됐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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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한류스타'로서 한국 콘텐츠에 대한 자부심도 털어놨다. 송승헌은 "원조 한류스타라고 하는데 아니다. 그냥 개인적으로는 떠오르는 한류스타라고 생각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지난 2000년에 방영된 KBS2 드라마 '가을동화'(오수연 극본, 윤석호 연출)라는 작품 이후 해외에서 편지를 많이 받았다. 당시 일본, 중국 등 동남아시아에서 팬들의 반응이 많이 왔고 '이게 뭔가' 싶었다. 막연하게 중국에서 한국 가수, 배우가 인기 있다고 들었지만 직접적으로 편지를 받는 것은 처음이었다. 요즘은 너무 당연한 일이 됐지만 그때만 해도 굉장히 신기했던 일이다. 단순히 한국 콘텐츠가 우리만 보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인기가 많아지면서 안 좋은 단면도 있었다. 수준이 안 좋은 작품도 많이 나왔고 해외 팬에게 피해가 되는 사건들도 있었다. 그런 일을 지켜보면서 이런 한류 인기가 거품이고 금방 식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이런 관심과 화제는 늘 거품으로 시작됐다. 지금 한국 가수, 배우들에게 좋은 상황인 것은 맞지만 어떻게 보면 위기인 것 같기도 하다.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야 할 시기이고 관계자 모두가 책임을 가지고 임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히든페이스'는 송승헌, 조여정, 박지현이 출연하고 '인간중독' '방자전' '음란서생'의 김대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0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