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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민정 기자] "'최소한의 인간다움에 대한 물음'과 밑바닥에 있는 이들에게 '따뜻한 인간적인 시선'을 보내고 싶었다"
'강남 비-사이드'는 강남에서 사라진 클럽 에이스 재희를 찾는 형사와 검사, 그리고 의문의 브로커, 강남 이면에 숨은 사건을 쫓기 위해 서로 다른 이유로 얽힌 세 사람의 추격 범죄 드라마. 영화 '돈'에서 메가폰을 잡았던 박누리 감독은 처음으로 시리즈물 연출을 맡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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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희와 길호는 각자의 이유로 사회에서 밀려나 길거리에서 하루하루를 버텨온 인물들.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끈끈한 연대감을 보여주며 묘한 감정선을 그려낸다. 박 감독은 두 사람의 관계를 "사랑인지 아닌지 모를 감정이지만 서로에게 의지할 수 있는 존재"라고 설명하며 이들의 관계를 통해 "가족이란 사랑으로 시작해 점차 포괄적인 감정으로 확장되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담고자 했다고 설명했.
작품 내에서 재희와 길호의 관계는 감정의 온도를 섬세하게 조절하는 주요 장치로 작용한다. 예를 들어, 박 감독은 타투 씬에서 지창욱이 연기하는 윤길호가 김형서가 연기하는 김재희를 바라보는 시선을 '멜로 눈깔'로 표현하며 촬영했다고 전하기도.
박 감독은 캐릭터의 감정선을 강조하면서도 강남 클럽의 화려함과 그 이면에 존재하는 어둠을 대비해 극의 몰입감을 높이고자 했다. 이러한 설정을 위해 박 감독과 주원규 작가는 철저한 취재를 바탕으로 캐릭터와 이야기를 구축했다고. 주 작가는 실제 목회 활동을 통해 가출 청소년들과 만난 경험에서 강남 클럽의 어두운 현실과 착취 문제를 접했고 이를 작품 속 현실감 있는 장면으로 구현하고자 했다. '콜로세움'과 같은 장면은 픽션적 요소가 가미되었지만 실제 강남의 어둠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치로서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와 함께 박 감독은 극 중 선정성과 폭력성을 조절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고 전했다. 그는 "자극적 장면을 통해 캐릭터가 지닌 어두움과 인간적인 고뇌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중요했다"면서도 성적 자극이나 특정 장면의 상업화는 의도적으로 배제했다고 밝혔다. 강남의 화려한 세계와 대비되는 어두운 골목을 통해, 화려함의 이면에 숨겨진 삶의 비루함과 인물들이 겪는 고통을 강조했다.
끝으로 박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 "왜 이런 삶을 살아야만 하는가, 왜 이들을 우리가 들여다봐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자 했다고 전했다. 그는 밑바닥 인생을 살아가는 이들의 삶에 조명을 비추며 최소한의 인간다움이 무엇인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을 담아냈다. 재희와 길호 같은 인물들은 비루한 삶 속에서도 인간적인 연대와 희망을 꿈꾸며 박 감독은 이러한 인물들을 통해 관객들이 스스로 '최소한의 인간다움'에 대해 생각해 보기를 바랐다고 설명했다.
전체 8부작 중 4개 회차가 공개된 지금, 추후 스토리 전개에 대해 박 감독은 "각 인물들이 서로에게 구원을 가져다줄지에 대한 이야기가 진행될 것"이라며 "이들의 상처와 삶을 어루만지며 감정적으로 깊이 다가가고 싶다"고 말했다.
디즈니+ '강남 비-사이드'는 매주 수요일 공개된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