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배우 설경구(57)가 냉정하고 이성적인 아버지로 변신했다. 영화 '보통의 가족'에서 변호사 재완을 연기한 그는 물질적 욕망을 가장 우선시하며 흔들림 없는 카리스마를 내뿜었다.
|
앞서 장동건은 최근 열린 '보통의 가족' 제작보고회 당시 "과거 술자리에서 형의 무릎에 머리를 댄 채 잠이 든 적 있었다. 그때부터 이미 마음속으론 내 형이었다"고 설경구와의 일화를 전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를 들은 설경구는 "장동건이 말했던 에피소드는 그 당시에 나도 취했는지 기억이 잘 안 난다(웃음). 그때 (박)중훈이 형이 연락을 해서 배우들끼리 모인 자리였다. 형이 그런 걸 잘한다. 내가 먼저 연락을 잘 못하는 편인데, 장동건과 자주 연락을 하지 않더라도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
그동안 현장에서 지켜본 김희애에 대해선 "원래 선입견을 갖고 있었다"며 "굉장히 깐깐하고 빈틈없어 보였는데, 털털하고 허술하더라(웃음). 그래도 40년 동안 한 일을 했는데 진짜 열심히 하더라. 촬영장에서도 카메라 조명 장비가 왔다 갔다 하길래 봤더니 김희애 씨가 연기하고 있었다. 연습 중에도 진짜 연기를 해서 소름 돋았다"고 감탄했다. 그 이후로 김희애와 친해졌는지 묻자, 설경구는 "둘 다 샤이해서.."라며 미소를 지었다.
|
네덜란드 인기 작가 헤르만 코흐의 '더 디너'를 원작으로 한 만큼, 가장 중요한 신으로는 세 번의 식사 신을 꼽았다. 설경구는 "집에서 식사하는 장면은 커트가 굉장히 많았고, 사이드 별로 찍었다. 서로 막 받아치는 게 아니라, 네 사람의 합이 맞아야 해서 쉽지 않았다"며 "수현이 애매하게 끼어들어야 하는 역할이어서 힘들었을 것 같다. 중간에 감독님이 조율을 잘해주셔서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다"고 전했다.
'보통의 가족'은 제48회 토론토국제영화제를 비롯해 전 세계 유수 영화제에 총 19회 초청받으며, 일찌감치 뛰어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설경구는 "영화를 토론토에서 처음 봤는데, 약간 편집이 지루하고 길게 느껴져서 조마조마했다. 감독님한테 제발 (분량을) 잘라달라고 말씀을 드렸다. 그 이후에 감독님도 영화제에 꽤 많이 다니시면서 작품을 보셨던 것 같다. 원래 분량보다 5~6분 정도 편집 됐다"며 "언론 시사회에서는 계속 객석의 눈치를 보면서 보게 됐다. 나도 모르게 반응을 살피게 되고 혹시라도 한숨이 나오면 '어? 왜 그러지' 싶었다"고 떨리는 마음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작품의 관전 포인트에 대해 "'보통의 가족'은 부모님들이 자녀들과 꼭 함께 봤으면 하는 영화다. 어떤 외국 관객도 '꼭 자녀랑 봐야겠다'고 하시더라. 그 어떤 교육보다 더 좋은 작품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