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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중년 멜로 장인 배우 지진희(53)가 특유의 순애보 연기로 안방 시청자에 설렘과 감동을 선사했다.
특히 '가족X멜로'를 통해 오랜 만에 로맨틱 코미디에 도전한 지진희는 기존에 보여줬던 진중한 매력 혹은 냉철한 카리스마를 벗어나 이전과 코믹한 '순정 마초'로 활약했다. X-아내 금애연(김지수)에게 뜨겁게 직진하는 돌직구 순애보는 물론 11년 동안 자신을 대신해 가장 노릇을 한 딸 변미래(손나은)를 향한 부성애 등 다채로운 얼굴을 보이며 안방 시청자의 호평을 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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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나는 늘 나이 들었을 때 그 나이에 맞는 멜로를 하고 싶다고 말해 왔고 실제로도 정말 그런 마음이 있었다. 그래서 늘 멜로를 준비하고 있다. 물론 노력도 한다. 시청자가 나의 멜로를 봤을 때 '아직까지 볼만하네'라는 반응을 들고 싶다. 그래서 더 엄격하게 준비를 해왔다. 당연히 (이 나이에 멜로가) 쉽지 않다. 너무 어렵더라. 사생활 이슈도 없어야 하고 철저하게 나를 관리해야 하는 부분이 필요하다. 다행히 그런 노력에 대해 스스로 재미있고 적성에 맞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중년 멜로가 흔치 않다. 앞으로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겠지만 가능하다면 멜로 장르는 계속해서 하고 싶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멜로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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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들의 아빠로서 부성애 연기도 특별한 공감을 얻었다는 지진희는 "드라마에서 부녀 갈등이 상당한데 실제로는 아들들과 굉장히 사이가 좋다. 우리가 보통 집 안의 악역 역할이 있는데 그런 부분을 아내가 담당하고 있다. 아무래도 나보다 아내가 아들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다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 악역 역할이긴 하지만 그만큼 아들들과 아내가 더 끈끈한 것 같기도 하다"며 "나는 아빠로서 최대한 좋은 것만 보여주려고 한다. 사실 자식에게 보통은 잘되길 바라는 마음에 강요를 하거나 부담을 주는 부분도 있는데 나 만큼은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또 아들들이라 아빠인 나와 더 잘 맞는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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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황조지 우정여행에 대해서는 "그건 갈 수도, 안 갈 수도 있을 것 같다. 우리가 중년의 황조지 우정여행을 보여주기 위해 다들 억지로 스케줄을 빼서 가는 것도 콘셉트에 안 맞는 것 같다. 어느날 우연히 '시간 돼?'라며 마음이 맞아야 떠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만약 중년의 황조지 우정여행을 떠나게 된다면 어릴적 황조지 우정여행과 좀 다를 것 같다.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어렸을 때 우정여행 속 우리의 모습은 세상에 대한 분노가 느껴지지 않나? 지금은 굉장히 여유로운 모습으로 누워 있을 것 같다. 솔직히 나는 황조지 우정여행을 정말 가고 싶다. 우리 셋 모두 아무 것도 안 하는 모습을 찍었으면 좋겠다. 셋 다 누워서 가만히 있는 모습도 재미있지 않을까? 실제로 10여년 전부터 셋이 만나 이야기를 해왔다. 우리도 언제가 다시 뭉쳐 여유로운 황조지 우정여행을 떠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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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연기는 제대로 교육 받은 사람들이 잘한다고 생각하지만 꼭 그런 것일까 생각도 든다. 잘 하는 연기는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아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배우가 가진 특유의 아우라, 에너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청자가 봤을 때 '저 배우는 나와도 괜찮아'라는 최소한 반응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대로 연기를 배운 것은 아니지만 내가 처음 연기를 시작했을 때 그 생각을 했다. 누구를 닮은 게 아니라 나여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고 답했다.
지진희는 "데뷔 초 첫 소속사 대표가 어떤 한 배우를 지목하면서 '이 배우의 영화와 드라마를 다 보라'고 하더라. 내게 따라해야 한다고 했는데 나는 싫다고 했다.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 사람을 따라하는 것일 뿐 배우로서 오래 갈 수 없을 거란 생각 때문에 거절했다. 지금도 그 고민은 계속 이어지고 있고 스스로 나만의 장기를 찾아가려고 한다. 내 장점과 단점이 있는데 특히 단점을 어떻게 보완할지 고민하고 있다. 물론 내 이야기가 다 맞는 이야기는 아니다. 스르로도 아직까지 이 일을 하고 있는 건 운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황정민 형은 실력이지만 나는 운이 더 컸던 것 같다. 황정민이 형도 그렇고 조승우도 정의로운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배우들이 롱런을 하는 것이고 오랫동안 대중의 사랑을 받는 것 같다. 나는 두 사람과 비교했을 때 능력보다는 운이 좋은 사람이고 행운아였던 것 같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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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