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고윤정 "성장기준=전작의 나!..'무빙'으로 '연기의 재미' 느꼈어요"(제3회 청룡시리즈어워즈 인터뷰)

제3회 청룡시리즈어워즈에서 신인여우상을 수상한 고윤정이 최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재만 기자 [e-mail]

예쁜 얼굴에 털털한 매력. 마치 초등학생을 지켜보는 것 같은 해맑음까지 갖춘 배우 고윤정(28)의 신선함이다.

고윤정은 제3회 청룡시리즈어워즈(이하 BSA)에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강풀 극본·박인제 연출)의 장희수 역으로 신인여우상을 수상했다. 장희수는 재생 능력을 지닌 초능력자이자 체대 입시생으로 고윤정은 만 25세의 나이로 19살 여고생 역할을 맡아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해냈다는 평을 받았다. 특히 극중 진흙탕에서 펼쳐진 17대1의 싸움과 빗속을 달리는 장면은 평단의 극찬을 받기도 했다.

BSA에서는 엄마 황지희(곽선영), 아빠 장주원(류승룡), 그리고 딸 장희수의 만남이 뭉클한 감동을 안겼다. 고윤정이 신인여우상 수상자로 호명됐을 때 만들어진 세 사람의 포옹 장면은 '무빙' 팬들의 마음을 울리기도. 고윤정 역시 그날의 명장면으로 따뜻했던 포옹을 떠올렸다.

수상 후 한 달 만에 만난 고윤정은 "대본 리딩 때 곽선영 선배님을 만나고 시상식에서 처음 만난 것이었다. 촬영할 때는 엄마라는 존재만 생각하고 촬영했는데, 엄마 역할을 내가 대신한다고 생각하면서 연기했다. 그리고 드라마가 나왔을 때 글로만 봤던 엄마와 아빠의 전사를 실제로 보니 더 뭉클했다. 희수가 정말 엄마를 많이 닮았고 엄마의 모습으로 아빠를 잘 지켜주고 의지하며 자랐다는 것을 알았다. 아빠도 엄마한테 '내가 희수 잘 키울게. 걱정 마'라는 것을 지켰다는 것 때문에 울컥했다. 시상식 날에도 진짜 엄마가 나를 안아주는 것처럼 느껴졌다. 나도 그날 아빠, 엄마, 나 셋이 껴안은 사진을 가장 좋아하는데 가족의 끈끈함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웃었다.

스포츠조선DB

고윤정은 시상식 당일의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라면서 "사실 그때 시상식에 가는 것부터 설레였다 기억에 남는 장면은 물론 내가 호명됐을 때였다. 너무 충격을 받았다. 얼떨떨하기도 했다. 앞서 (이)정하가 신인남우상을 받았으니 다른 배우가 받을 것이라 생각하고 '축하한다'는 마음으로 있었는데 내가 불려서 갑자기 '어떡하지' 싶였다. 당시 수상을 하고 응원의 포옹을 받았는데 엄마, 아빠, 정하, 그리고 한효주 선배님과 안는 모습이 찍힌 걸 보고 너무 뭉클했다"고 했다.

제3회 청룡시리즈어워즈에서 신인여우상을 수상한 고윤정이 최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재만 기자 [e-mail]

따뜻한 포옹이 많았던 작품이었던 만큼 고윤정에게도 '무빙'은 특별한 의미가 됐다. 그는 "'무빙'을 촬영하고 달라진 게 있다. 교복이나 체육복, 편안한 옷에다 헤어, 메이크업도 안 하고 편한 스태프들과 편하게 촬영하다 보니까 현장이 재미있고 연기가 재미있다는 것을 크게 느낀 작품이 됐다. 여름에 시작해서 여름에 끝날 정도로 1년을 꼬박 찍었는데, 땀을 흘리며 전우애를 느꼈다. 그래서 '무빙'을 찍고서 드라마 결과가 어떻든 과정이 재미있는 작품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전에는 '드라마가 잘되면 좋겠다' '좋은 드라마에 들어가고 싶다'는 마음이 어느 정도는 있었는데, 그것보다는 현장이 재미있고 과정이 재미있는 것에 대한 비중이 커진 것 같다. 결과만큼 과정이 중요해졌고, 과정이 즐거워야 결과가 어떻든 받아들일 수 있고 후회하지 않게 되는 것 같다. 그게 '무빙' 이후로 바뀐 것"이라고 말했다.

'무빙' 이후 고윤정의 성장세는 급격한 상승곡선을 그리는 중. '무빙'에 이어 홍 자매 극본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이 사랑 통역이 되나요?'의 주인공으로서 다시 글로벌 시청자들과 만난다. 고윤정은 "재미있는 촬영이 이어지고 있다. 김선호 선배도 개그코드가 비슷하고 나를 칭찬 지옥에 가두는 편이다. '너 연기 너무 좋았어. 타고난 애들이 있나봐'라고 하면서 말도 안되는 칭찬을 해주는데 나는 거기에 갇혀서 또 부끄러워하지만 좋아하기도 한다. 칭찬에 춤추는 강아지 사진처럼 '잘한다, 잘한다'하면 테크노를 추는 거다. 그래서 더 자신감을 가지고 연기를 하게 되고, 애드리브 욕심에 아이디어 싸움까지 하면서 '진짜 연기가 재미있다'를 느끼면서 촬영 중이다"라고 웃었다.

제3회 청룡시리즈어워즈에서 신인여우상을 수상한 고윤정이 최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재만 기자 [e-mail]

'청룡' 트로피를 안고 더 무대로 나아가고 있는 고윤정이다. '사이코메트리 그 녀석'을 시작으로 '스위트홈', '로스쿨', '환혼 : 빛과 그림자' 등에 이르기까지 쉰 적이 없을 정도로 활동했다. 고윤정은 "작품을 쉰 적이 없어서 갑자기 바빠지지는 않았다. 그런데 작품에서 맡은 역할의 비중이 커지니 당연히 물리적으로 시간이 촉박하기는 하다. 그런데 많아지면 많아진대로 내가 할 수 있는 게 많더라. 완전히 '럭키비키'다"라며 웃은 뒤 "항상 나의 기준은 전작의 나다. 전작보다 발전하면 좋겠고, 얼마나 더 해야 할지 뭘 고쳐야 하는지 목표가 생기니까 좋다. 촬영장에서 퇴근하면 모니터를 쭉하면서 전날의 나보다 나아지려고 노력한다. 모니터에서 많이 배우는 편이다. '청룡' 트로피도 나에게는 필모그래피처럼 남을 것 같다. 태어나서 한 번 받을 수 있는 이 신인상을 받고 배우 생활을 하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다행인지 모른다"고 밝혔다.
문지연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