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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신예 스타 배우의 탄생이다. 기존 틀에 얽매이지 않아 신선한 에너지를 전달하면서도, 탄탄한 기본기도 가늠된다. 가녀린 몸과 반전되는 역동적인 액션신을 보고 있으면,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신인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다. 그도 그럴 것이 영화 '마녀' 시리즈, '신세계', '브이아피', '낙원의 밤', 귀공자' 등을 연출한 박훈정 감독이 발굴한 얼굴이다.
"시사회에서 처음 공개된 거 봤을 때 전혀 집중할 수 없었다. 잠을 한숨도 못 자고 갔기도 했고 떨렸다. 물론 쭉 촬영하면서 아는 내용이었지만, 이제는 단순히 관객 입장으로 볼 수 없더라. 관객으로 보자하면서도, 사람인지라 제 모습만 신경 쓰이더라. 부끄럽다고 했는데, 차승원 선배님과 감독님이 너무 괜찮게 나왔다고 자신감 가져도 좋다고 해주셨다. 그때 당시에는 정신이 몽롱했지만 돌이키면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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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감독이 조윤수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캐스팅된 직후에, 감독님께 저를 자경이로 봐주셨던 부분이 있다면 살려야 하고, 아니라면 고쳐나가야 하니, 왜 캐스팅했는지 여쭤봐도 될까요라고 했는데 '내가 생각했었던 모습이 너와 맞닿아있는 부분이 많았다. 네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가 크게 위화감 들지 않는 깨끗한 느낌'이라고 말씀해 주셨다. 저에게 자경이 모습을 찾아 주셨다는 게 저한테는 큰 용기를 낼 수 있었던 말씀"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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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 수업을 들어가기 전에는 사실 문외한이었다. 운동도 즐겨 하는 편도 아니었고, 꾸준히 하는 운동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나마 전공이 무용이었다 보니, 몸 쓰는 것을 좋아하기는 했다. 그런데 액션에 있어서 감독님들이나 주변에서 좋게 말씀해 주실 것이라 예상 못 했다. 걱정이 많이 됐었다."
자신과 쌍둥이 오빠 인격을 오가는 이중인격으로, 중요한 순간 두 인격이 티격태격하며 서로 충돌하는 모습도 색다른 매력이었다. 이러한 1인 2역에 많이 고민했다는 조윤수는 "가장 걱정했던 부분"이라며 "대본 리딩을 하면서, 오빠의 톤을 많이 낮췄다. 인격이 전환되는 장면에서 포인트를 주기도 했다. 그래도 같은 사람이니, 자유롭고 부드러웠으면 좋겠더라. 감독님도 크게 다르지 않으니 디테일한 부분을 잡았으면 좋겠다고 하셨다"라고 말했다.
이어 "매체 같은 경우에는 이중인격 연기는 상반되는 캐릭터가 많았다. 자경과 오빠는 성격이 비슷하다 보니, 그런 점도 어려웠던 것 같다"라며 "자경이는 어떤 생각을 하는지 당최 알 수 없다는 점에서 서늘하다면, 오빠는 당장 저지를 것 같은 것에 무서운 인물인 것 같았다"라고 했다.
외적인 변화도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첫 등장부터 짧은 머리와 전신 타투를 한 과감한 비주얼을 선보이며 강렬한 인상을 남긴 것이다. 특히 한국무용 전공으로 평생 긴 머리 스타일을 고수해 오던 조윤수에게 숏컷은 큰 도전이었다.
"스스로 제 성격과 모습을 아니까, 자경은 실제로 제 모습과 반대되는 캐릭터였다. 이게 어울릴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독님께서 저에게 자경의 모습을 찾았다고 하니, 그런 점을 믿고 입혀주는 옷대로 소화하려고 했다"는 조윤수는 "처음에는 평생 긴 머리였으니, 머리를 자르고 속상하기도 했다. 주변에서는 '괜찮다, 멋있다'고 하는데, 저는 제 모습이 어색하더라"며 당시를 떠올렸다.
그러면서 "속상하다고 생각을 많이 했는데, 그때 감독님께서 '머리가 짧아져서 춥니?'라고 문자를 보내셨다. '아닙니다, 너무 좋습니다'라고 하니까, '그치? 나도 사진 보고 깜짝 놀랐다. 잘 어울려서 많이 놀랐다'고 말씀해 주셨다. 그러니까 속상했던 것이 싹 날아가고 기분이 좋았다. 매니저님도 '내가 그렇게 괜찮다고 할 때는 속상했으면서, 감독님 한마디에 기분 좋아하냐'고 막 놀리고 그랬다"며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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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를 더 잘하고 싶어진 신예 배우 조윤수가 바라는 차기작과 '폭군' 시즌2는 이랬다. "아무래도 경험이 많이 부족하니, 어떤 캐릭터와 작품을 만나게 될지는 생각만 해도 기대가 되고 설렌다. '폭군' 시즌2에 대해서는 논의된 바는 없지만, 스토리상으로도 시즌2를 기대하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안다. 사실 저도 그렇다. 지금도 '폭군'에 많은 관심 가져 주시지만, 더 관심이 많다면 시즌2가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 개인적으로 자경이가 이제 막 능력에 대해 각성한 상태라, 그 후에 시나리오상으로 더 궁금해진다. 촬영하면서 봤던 작은 힘이 전부이기 때문에, 어떻게 더 성장하게 되고, 얼마나 더 힘이 있는지 궁금하기도 한다. 어떤 스토리와 전개를 가지게 될지, '폭군'의 팬으로도 궁금하다. 물론 감독님 세계관이 궁금해서, 상상하기 더 어려운 것 같다. 후에 이야기가 나온다면 더 신나서 '와 이런 얘기가 나왔네'라는 생각으로 작업할 수 있을 것 같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