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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천의 얼굴이자 팔색조다. 올라운더 배우 조정석(44)이 여름 스크린을 제대로 사로잡았다.
특히 '행복의 나라'는 올해 여름 영화 두 번째 주자로 지난달 31일 개봉해 단숨에 300만 관객을 돌파, 지난 12일까지 13일 연속 흥행 1위를 지키며 '흥행 킹'으로 등극한 '파일럿'(김한결 감독) 조정석의 또 다른 여름 신작으로 주목받고 있다. 코미디로 300만 관객을 웃음짓게 만든 조정석이 이번엔 '행복의 나라'에서 정극 연기로 180도 변신해 관객을 사로잡을 예정. 무엇보다 조정석은 '행복의 나라'에서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박태주(이선균)의 변호를 맡아 혼신의 힘을다하지만 그의 의지와 달리 불공정하게 진행되는 재판 과정에 분노를 터트리는 주인공으로 보는 이들의 공감을 자아낸다. 권력에 굴복하지 않고 정당한 재판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혼신의 힘을 다하는 변호사로 '행복의 나라'의 중심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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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조정석은 '행복의 나라' 속 골프장 신을 떠올리며 "골프장 신은 이 작품을 선택한 가장 큰 지분을 차지한다. 말도 안 되는 판타지이지만 개인적으로 시원했다. 정인후가 일갈하는 모습이 판타지이지만 굉장히 영화적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마음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변호인'(13, 양우석 감독) '서울의 봄'과 비교에 대한 이야기도 피하지 않았다. 조정석은 "레퍼런스가 있는 역할이나 작품을 할 때 쉽고 어렵고를 떠나 당연히 연기자로서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 영화에서 정인후는 가공의 인물이지 않나? 내가 생각하고 표현한 것이 확실한 창작물이 되는 자유로움도 있다. 레퍼런스가 있어서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다"며 "'행복의 나라'에도 법정 신이 중요해 '변호인'과 비교되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변호인'이란 영화를 정말 좋아한다. 이 시나리오를 보고 그 영화를 떠올리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나도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다만 영화 자체가 다르다. 정인후가 극 중 박태주(이선균)를 변호하는 마음과 변호를 맡기까지의 전사가 중요한 영화다. 그래서 '변호인'의 법정 신 등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이 '행복의 나라'에서 또 새롭게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서울의 봄'에 대해서도 "나도 정말 관객이 어떻게 볼지 모르겠기에 주위 분에게 물어보기도 했지만 주위 분도 모르겠다고 하더라. 우리가 다 아는 사건의 소재를 다루고 있다는 것은 비슷하다. 그렇지만 우리 영화는 완전 색이 다르고 이야기의 중심이 다르다"며 "'행복의 나라'를 보고 난 어떤 분이 오랜만에 영화다운 영화를 봤다고 평해준 게 그 말이 너무 좋았다. 그 이야기를 제일 먼저 듣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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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너무 좋아하는 형이자 배우였다. 이선균 형의 필모그래피에서 이렇게 묵직한 모습을 한 번도 못 본 것 같다. 촬영 때도 '이 작품, 이 역할을 해서 팬으로서 너무 좋다'고 형에게 말하기도 했다. 이선균 형의 한 번도 보지 못한 얼굴이었다. 그런 부분이 신기하고 재미있던 것 같다"고 곱씹었다.
'행복의 나라' 측은 이선균의 유작이란 부담감보다는 그를 추모하고 그리워하며 애도를 숨김없이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추창민 감독은 "우리가 얼마나 좋은 배우를 잃었는지 알게 될 작품이다"며 아쉬워했고 유재명 또한 "이 영화를 통해 이선균을 찾아볼 수 있는 의미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조정석은 "사실 이선균 형의 유작이라는 것을 숨기지 않는 특별한 이유는 없다. 나뿐만 아니라 각자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한 것이다. 무엇보다 이선균 형을 앞세워서 이야기하는 것도 아니다. 있는 그대로 상황을 보여주는 것이다"고 조심스러운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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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나라'는 조정석, 이선균, 유재명 등이 출연했고 '광해, 왕이 된 남자' '7년의 밤'의 추창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14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