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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야만의 시대, 소박한 행복을 꿈꿨던 소시민의 외침이 담긴 영화가 무더운 여름 더 뜨겁게 더 차갑게 다가왔다.
대한국민 사람이라면 모두가 알고 있는 역사적 사건인 10.26 대통령 암살 사건과 12.12 사태를 사이의 이야기를 다룬 '행복의 나라'는 실화가 주는 묵직함과 이를 바탕으로 한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보는 내내 시간을 순삭하게 만든다. 지난해 11월 개봉해 1312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서울의 봄'(김성수 감독)에 이어 다시금 극장가 뜨거운 파란을 일으킬 탄탄한 스토리와 연출력으로 여름 텐트폴 영화 대미를 장식할 전망.
특히 '행복의 나라'는 지난 12일 개봉한 재난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이하 '탈출', 김태곤 감독, 블라드스튜디오 제작)에 이어 고(故) 이선균의 마지막 열연을 볼 수 있는 유작으로 묵직한 울림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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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서울의 봄'과 비교에 대해 "'서울의 봄'이 개봉 전 우리 영화는 이미 편집이 완성된 상황이었다. 그래서 그 영향은 없었다"며 실존 인물이었던 박흥주 대령에 대해 "사실 유족과 많은 부분을 교감하려고 연락했지만 연락이 잘 안 됐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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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명은 "전상두는 개인적 야망을 가지고 12.12 사태를 일으키는 과정에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았다. 권력의 상징을 묘사하는 데 있어서 인물과 시간이 작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이들 사이에서 이들을 해치지 않고 전상두라는 상징을 절제 있게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 부분을 가장 중심에 두고 연기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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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명 역시 "우리도 영화를 보는 내내 영화 자체 오롯하게 볼 수 없는 경험을 했다. 솔직한 마음이다. 보는 내내 겹쳐지는 시간과 함께한 시간이 떠올라 힘들어지는 경험을 했다. '자네한테 진 빚이 많아'라는 대사가 있다. 당신은 참 좋은 배우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최근 우연치 않게 들은 라디오 오프닝 멘트가 생각난다. 영화는 다시 찾아볼 수 있지만 사람은 다시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나는 이 영화를 통해 이선균이란 배우를 다시 찾아볼 수 있을 것 같다. 그게 배우를 하는 우리의 행복이지 않을까 싶다. 힘들었지만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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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