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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이종필(44) 감독이 "이제훈의 전신탈의, 팬서비스 위한 장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탈주'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도'단 한 번도 '힘들다' 티를 안 냈다. 단편적인 예로 '탈주'에서 정말 짧게 이제훈의 전신탈의 장면이 나온다. 그 장면은 관객을 위한 이제훈의 팬서비스가 아니라 임규남이라는 인간의 발가벗겨진 나체를 드러내는 장면이었다. 처음엔 감독으로서 '이제훈이 벗을까?' 싶었는데 예전에 이제훈과 작품을 함께 한 촬영감독이 내게 '이제훈은 벗고 안 벗고가 문제가 아니다. 자본주의 몸이 문제다'라는 의외의 답을 주더라. 임규남은 단백질을 먹지 못한 고된 노동으로 만들어진 마른 근육의 몸이었다. 그런데 '자본주의 몸'이라고 하니 일단 이제훈에게 '자본주의 몸이라면서? 마른 근육 만들 수 있냐?'고 물었다. 단백질을 먹지 않은 마른 근육을 원했는데 어느날 촬영장에 왔더니 그 몸을 만들어 왔더라. 내가 요청하고 약 두, 세달 만에 그 몸을 만들어온 이제훈이었다. 힘들다는 내색도 없었다"며 "그렇게 촬영한 전신탈의 장면은 정말 과시용으로 만들고 싶지 않았다. 이 사람의 발가벗겨진 상황과 느낌이 중요했다. 길게 보여줄 수도 있었다. 하지만 배우를 상업적으로 이용한 것으로 만들고 싶지 않았다"고 소신을 전했다.
이어 "이제훈이 '탈주'를 하면서 안쓰러운 순간이 많았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오히려 안쓰러운 짓을 하고 돌아온 사람을 회피하고 못 본 척 하면서 '할 만 하지 않냐?' 말 하기도 했다. 그런 내게 이제훈은 '죽어라 뛰어도 자세가 안 나온다'며 다시 뛰더라. 이제훈은 늘 '해볼게요' 한다. 그리고 항상 해낸다"며 "청룡영화상에서 구교환에게 러브콜을 보낸 것도 뒤늦게 봤는데 그 장면을 보며 '어떻게 저렇게 예쁜 짓을 했지?' 싶더라"고 애정을 쏟았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