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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이용식이 딸 이수민이 떠난 방에서 눈물을 훔쳤다.
이후 이용식은 이수민의 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2주 뒤면 신혼방이 될 이수민의 방을 말없이 둘러보던 그는 "이 방에는 내가 처음 들어왔다. 한 번도 안 들어와 봤다. 20년 됐다. 수민이만의 공간이니까 그냥 내가 침범하고 싶지 않았다. 엄마는 들어와서 치워주면서 잔소리했겠지만 난 지켜주고 싶었다"며 딸을 향한 깊은 사랑을 드러냈다.
이용식은 "수민이 혼자 살던 방은 오늘이 마지막이다. 이제는 어른이 되는 거다"라며 이수민의 물건들을 조심스레 만졌다. 그러던 중 어릴 적 이수민의 사진이 담긴 앨범을 발견하고는 미소를 지으며 펼쳐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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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식은 비어있는 마지막 페이지를 보며 "이제 여기에 결혼식 사진이 올라갈 거다. 그리고 뒷장에는 손주와 내가 찍은 사진이 올라갈 거 같다"며 미소 지었다. 그러면서 "손주가 어떻게 생겼을까. 나랑 똑같이 생겼을 거 같다. DNA가 이어져서 배 볼록 나왔을 거 같다"며 기대했다.
또 "자식 키울 때랑 손주 키울 때가 다르다고 하더라. 나 진짜 오래 살고 싶다. 내가 아플 때는 수민이 결혼식장에 손잡고 들어갈 때까지만이라도 살려달라고 기도했다. 근데 이제는 욕심이 생긴다. 수민이가 낳은 내 손주 양쪽 무릎에 앉혀놓을 때까지 살고 싶다. 그래서 빨리 낳으라고 하고 싶다. 근데 그때까지 살 수 있을까"라고 말했다.
이용식은 "운동하라고 해도 하기 싫지 않냐. 근데 그만하고 싶을 때 내 손주를 보기 위해서 운동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참고 하는 거다. 속으로 기도한다. 그때까지 건강을 허락해달라고. 손주를 안고 싶다고"라며 눈물을 흘려 뭉클함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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