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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 "유작만 안 됐으면"…'半예능인' 장항준, '리바운드'로 더할 나위 없는 '본업 천재' 복귀(종합)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23-03-28 11:02 | 최종수정 2023-03-28 16:58


[SC현장] "유작만 안 됐으면"…'半예능인' 장항준, '리바운드'로 더…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2023년 극장가를 장악한 '농놀 신드롬'은 계속된다. 최약체의 반란, 피땀눈물, 불타오르는 투지로 일군 장항준 감독이 '신이 내린 꿀팔자' 타이틀을 잠시 내려놓고 '본업 천재'로 돌아와 위기의 한국 영화 기강을 바로잡았다.

2012년 전국 고교농구대회,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최약체 농구부의 신임 코치와 6명의 선수가 쉼 없이 달려간 8일간의 기적 같은 이야기를 그린 스포츠 휴먼 영화 '리바운드'(장항준 감독, 비에이엔터테인먼트·워크하우스컴퍼니 제작).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리바운드' 언론·배급 시사회를 통해 공개됐다.

'리바운드'는 최약체 부산중앙고등학교 농구부가 2012년 열린 제37회 대한농구협회장기 대회에서 본선에 올라 무서운 돌풍을 일으킨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다. 과거의 실패를 딛고 다시 일어난 신임 코치와 열정만 가득한 오합지졸 선수들이 갖은 고난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인생 리바운드를 써내려가 뜨거운 울림을 전한다. 덩크슛처럼 내리꽂히는 감동과 응원의 메시지를 품은 '리바운드'는 장항준 감독의 위트와 감각, 김은희 작가의 필력이 더해져 탄탄한 시나리오와 연출력을 완성했다. 여기에 안재홍을 주축으로 이신영, 정진운, 김택, 정건주, 김민, 안지호까지 젊고 풋풋한 청춘 배우들이 총출동해 신선한 에너지를 불어 넣으며 '더 퍼스트 슬램덩크'(이노우에 다케히코 감독)를 잇는 '농놀 신드롬'을 예고했다.

이날 시사회에는 고교농구 MVP 선수 출신으로 최약체 부산중앙고 농구부 코치로 나선 양현 역의 안재홍, 주목받던 천재 선수였지만 슬럼프에 빠진 가드 기범 역의 이신영, 부상으로 꿈을 접은 올라운더스몰 포워드 규혁 역의 정진운, 점프력만 좋은 축구선수 출신의 괴력센터 순규 역의 김택, 길거리 농구만 해온 파워 포워드 강호 역의 정건주, 농구 경력 7년 만년 벤치, 식스맨 재윤 역의 김민, 농구 열정 만렙인 자칭 마이클 조던 진욱 역의 안지호, 그리고 장항준 감독이 참석했다.


[SC현장] "유작만 안 됐으면"…'半예능인' 장항준, '리바운드'로 더…
먼저 장항준 감독은 "신이 내린 꿀팔자, 윤종신이 임보(임시보호)하고 김은희가 입양한 눈물자국 없는 말티즈 장항준이다"라고 재치있는 인사를 건넸다.

영화 '기억의 밤'(17) 이후 6년 만에 신작으로 돌아온 그는 "이 작품을 선택하기까지 가장 큰 고민이 농구였다. 농구를 모르는 관객도 알기 쉽게 보여야 한다는 게 지상 과제였다"며 "원래 내 영화가 개봉할 때 쫄리는 성격이 아니다. 그런데 이번 작품은 굉장히 쫄린다. 이 작품이 유작이 될 수도 있겠구나 싶기도 하다. 영화 감독은 언제 데뷔하는지도, 몇 작품을 하는지도, 어떤 작품으로 기억되는지 모르고, 어떤 작품으로 은퇴를 하게 되는지도 모른다. 다만 지금은 이 작품이 아닌 다음 작품으로 유작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쫄린 것 같다. 감개무량이다. 투자 받기 굉장히 힘들었다. 한 번의 무산 위기도 있었다. 이 영화가 기획되어 만들어지는 데 딱 11년 들었고 나도 이 영화를 완성하기까지 5년이 걸렸다. 물론 나는 그 사이에 예능을 했지만 같이 함께해준 동료와 스태프에게 감사하다. 제작 과정 자체가 리바운드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농놀 신드롬의 시작이었던 '더 퍼스트 슬램덩크'에 대한 이야기도 빠지지 않았다. 장항준 감독은 "우리는 '더 퍼스트 슬램덩크' 개봉 전부터 일찌감치 4월 개봉을 계획했다. 그런데 갑자기 스포츠 영화들이 급부상했다. 4월이 체육의 달도 아닌데 왜 갑자기 이러는건지 모르겠다. 심지어 우리 개봉날에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IMAX로 개봉한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일본 측과 논의된 것도 없다. '슬램덩크'는 워낙 명작이고 많은 인생 이야기가 담긴 작품이지 않나? 다만 우리 영화는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국 젊은이들에게 공감대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영화인 것 같다"고 자부심을 가졌다.


[SC현장] "유작만 안 됐으면"…'半예능인' 장항준, '리바운드'로 더…

[SC현장] "유작만 안 됐으면"…'半예능인' 장항준, '리바운드'로 더…
안재홍은 "친구들과 촬영하면서 코치석에서 경기장을 바라보는데 문득 10년 전 족구를 하던 모습(영화 '족구왕')이 떠올라 묘했던 기분이 들었다. 우연일 수도, 필연일 수도 있는데 그때 내 유니폼이 파란색이었다. 저 친구들의 기분을 누구보다 이해할 수 있었다. 내가 20대 때 겪었던 마음을 누구보다 알 수 있었다. 실제 코치와 4살 밖에 차이가 안 난다. 강 코치와 촬영 전 대화를 많이 나누면서 외적인 부분으로 체중을 증량하고 헤어스타일, 의상 등을 통해 일체화하고 싶었다. 강 코치라는 젊은 코치가 이 대회를 맞이하는 마음의 떨림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사투리 연기에 대해 장항준 감독은 "영화를 보면 사투리 연습을 안 했냐고 오해를 할 수 있는데 안재홍은 고등학교 때까지 부산에서 학교를 다닌 부산 출신이다. 또 안재홍이 실제 강양현 코치의 말투를 똑같이 따라한 것이다. 혹시 디테일하게 보지 못하는 관객이 오해할까봐 이 이야기를 꼭 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리바운드'는 안재홍, 이신영, 정진운, 김택, 정건주, 김민, 안지호 등이 출연했고 '라이터를 켜라' '불어라 봄바람' '기억의 밤'의 장항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4월 5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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