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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아이브·에이핑크도 손절"…가요계, '아가동산' 비상등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23-03-22 14:01 | 최종수정 2023-03-22 14:06


[SC초점] "아이브·에이핑크도 손절"…가요계, '아가동산' 비상등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가요계가 '아가동산' 비상등을 켰다.

아가동산은 교주 김기순을 '아가야'라 부르며 신격화하고 신도들을 강제로 감금해 노동력과 임금을 착취하고 7세 아동 최 모군을 비롯한 신도 3명을 살해했다는 의혹을 받는 사이비 종교단체다. 주범 김기순이 1997년 조세포탈 및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수감된 이후로는 신도가 줄어 사실상 와해된 상태이지만 최근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 신이 배신한 사람들'에서 그 끔찍한 만행이 공개되며 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 더욱이 아가동산 측은 해당 다큐멘터리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면서 계속 방송을 이어갈 경우 하루 1000만원씩 아가동산에 지급하라고 요구해 상대적으로 JMS에 묻혔던 이슈를 자기 손으로 꺼내기도 했다.

이 여파는 가요계에도 미쳤다. 바로 교주 김기순이 국내 최대 음반 체인점 신나라 레코드의 회장이기 때문이다. 김기순은 1982년 신나라레코드물류를 세우고 1998년 신나라미디어라는 신규법인을 만들어 신나라 유통의 음반유통업 등을 이전시켰다. 이것이 바로 현재의 신나라 레코드다.


[SC초점] "아이브·에이핑크도 손절"…가요계, '아가동산' 비상등
이런 이유로 가요계도 신나라 레코드와의 거래를 재검토하고 있다.

가장 처음으로 행동에 옮긴 것은 바로 아이브 소속사 스타쉽엔터테인먼트(이하 스타쉽)다. 스타쉽은 20일 다음달 10일 발매되는 아이브 정규 1집 예약판매 공지를 올렸는데 음반판매 사이트 목록에서 신나라 레코드를 제외시켰다.

한때 신나라 레코드에서 앨범을 구매하면 음반 판매 기록 집계에 유리하다는 유언비어가 떠돌면서 아이돌 팬덤 사이에서는 '온신오핫(온라인 구매는 무조건 신나라 레코드, 오프라인은 핫트랙스)'라는 말까지 나왔었다. 그런 신나라 레코드를 사이트 목록에서 제외한 것은 무척 이례적인 일이다.

에이핑크 소속사 IST엔터테인먼트 또한 20일 다음달 5일 발매되는 에이핑크 미니 10집 '셀프' 예약판매 공지에서 신나라 레코드의 이름은 뺐다.

앞으로도 이런 움직임은 계속될 전망이다. 4~5월 컴백을 앞둔 팀들 모두 신나라 레코드를 예약판매 공지에서 제외할 것을 결정하거나, 해당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SC초점] "아이브·에이핑크도 손절"…가요계, '아가동산' 비상등

물론 신나라 레코드가 가요계에서 완전히 사라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신나라 레코드는 '판매점'이다. 유통사에서 판매점에 앨범을 유통하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다. 소속사 측에서 유통사에 '신나라 레코드는 빼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현 제도법상 불법 행위라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대신 가요계는 아가동산을 향한 국민적 반감을 고려하고 피해자들에 대한 위로 및 지지를 드러내는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한 관계자는 "팬덤 대상 안내 공지에서 제외하거나 팬사인회를 개최하지 않겠다는 방향이다"라고 밝혔다.

관계자에 따르면 가요계에는 일명 '밀어내기'라는 편법이 있다. 관계자는 "판매처에서는 '팬사인회 권한을 주면 열심히 앨범을 팔겠다'고 하고 소속사는 '대신 무조건 n만장은 가져가야 해'라고 딜을 하는 거다. 판매처에서는 특정 기간에 앨범을 구매한 사람들에 한해 팬사인회 응모권을 준다고 판매를 연다. 그중 몇 천장이 팔렸다고 가정하면 50명, 100명 정도를 뽑아 팬사인회에 참석할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기획사는 판매처가 가져가기로 했던 n만장이 다 팔릴 때까지 팬사인회를 해준다. 이게 바로 '밀어내기'"라고 설명했다.

사실 '밀어내기'가 편법이긴 하지만 불법은 아닌 만큼 기획사 입장에서는 손쉽게 앨범 판매량을 높일 수 있는 장치다. 방탄소년단 급 정도 되는 공룡 그룹이 아닌 이상, 특히 신인 그룹은 조금이라도 앨범 판매량을 올려야 방송사 음악 프로그램 순위나 팬덤 모집, 인기도 등에 유리하기 때문에 밀어내기를 쉽게 포기할 수는 없다. 그러나 몇 만장 앨범을 더 팔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하고 신나라 레코드 예약 판매를 받지 않겠다는 것이다.

관계자는 "유통구조상 신나라 레코드나 그쪽에서 유통하는 소매점들에 앨범이 아예 안들어간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최근 추세는 신나라 레코드와 팬사인회 등의 이벤트를 하지 않는 것으로 굳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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