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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데뷔 13주년, '약쟁이'로 빛 볼 줄이야. '더 글로리'의 빌런, 악녀 이사라로 존재감을 드러낸 배우 김히어라의 잠재력이 주목을 받고 있다.
파트2에서 김히어라가 연기한 이사라의 활약은 두드러졌다. 파트1에서는 다소 귀여운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면, 파트2에서는 확실한 악행들로 몰락한 것. 김히어라는 "대본을 보면서 가해자들이 처음부터 당하기에 '우리가 강해야 동은이가 더 강해보이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했는데, 작가님이 '너희가 아역들이 찍은 걸 보면 그런 말이 안 나오니 걱정 말라'고 했었다. 그런데 제가 봐도 완전 'XX'이더라. 그런 애가 마땅히 당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더 글로리'의 이사라는 김히어라의 삶을 바꾼 캐릭터다. 그는 "대본이 공개되지 않은 상태에서 다섯 명의 인물을 모두 준비해가는 오디션을 봤었다. 제가 봤을 때 사라는 귀여워 보이기도 했고, 러블리해보이기도 했어서 나는 사라가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제가 사라라고 하니 좋기도 하더라. 그 뒤에 퀵으로 대본을 받았는데, 전체 대본을 보고는 '너무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러블리하다고 생각했던 부분도 엉뚱하고 나쁘고, 또 자기만의 색이 있는 부분이라 매력적으로 느껴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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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흡연에 욕설까지 이사라를 하나 하나 맞춰갔다는 김히어라다. 그는 "제가 담배를 피우지 않고, 대신 매니저에게 전자담배를 구해달라고 해서 연습을 했다. 담배를 맛있게 피워야 하고, 욕도 남자 욕을 하는 사람이다 보니 욕을 남자답게 하는 것이 재미있을 것 같더라. 또 대마초를 피우는 장면도 있었는데, 잎담배를 이용했다. 그때 감독님과 소품 감독님이 '정말 센 것이니 시늉만 내도 좋다'고 하셨는데, 배우로서 해내고 싶기도 했었다. 그때 약간 핑 돌고 힘들더라. 그게 마지막 담배 신이었는데 '다시는 못 피우겠다' 싶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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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글로리'는 김히어라에게 그야말로 '영광스러운' 작품이다. 그는 "저의 이름을 알린 작품이다. 이렇게 많은 기자분들과 인터뷰를 할 수 있을지 작년엔 상상이나 했겠나. '더 글로리' 이후에 재미있는 작업도 많이 하게 됐고, 즐거운 작업들도 예정이 돼 있다. 활동하고 행보하는 범위가 넓어져서 보상과 성과를 얻는 것 같다. 주변 사람들도 '어라야, 보상받는 기분이야. 축하해'라고 해준다"며 "저는 안 보이면 보고 싶은 배우가 되고 싶다. 누구보다도 1등을 하거나 핫이슈가 된다는 것보다는 '왜 안나오지? 보고싶은데?'할 수 있는, 길게 편하게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여러 캐릭터에 도전을 해보고, 또 실패할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다짐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