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인터뷰] 임지연 "연진이뿐만 아니라 난 항상 절실했다…가장 큰 용기는 이 작품 도전한 것"('더 글로리')

넷플릭스 '더 글로리' 임지연. 사진=넷플릭스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 파트2('더글로리2')가 연일 화제다.

'더 글로리'는 유년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가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지난 15일 '넷플릭스 TOP 10 웹사이트'에 따르면 파트2 공개 후 단 3일 만에 1억 2446만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단숨에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TV(비영어) 부문 1위 뿐만 아니라 영어와 비영어, TV와 영화 부문을 통틀어 전체 1위에 올라섰고, 대한민국을 비롯한 23개 국가에서 1위를, 도합 79개 국가의 TOP 10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연진아"는 '밈'에 가까워졌다. 문동은(송혜교)과 대척점에 서 있는 박연진을 연기한 임지연은 최종 빌런으로서의 맹활약하며 자신의 필모그라피를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는 평을 받는다.

임지연은 17일 진행한 '더글로리2' 인터뷰에서 "예상보다 더 많이 좋아해주셔서 신기하고 놀랍기도 했다. 이정도로 반응이 좋을 거라고 생각 못했다. 복수의 시작은 파트2부터였는데 파트1부터 반응이 좋아서 많이 놀랐다"고 운을 뗐다.

"악역은 항상 하고 싶었지만 기대가 크지 않았다. 마흔살이 넘어 선배들처럼 내공이 많이 쌓인 배우가 된다면 그때는 제대로된 무서운 악역이 들어오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 악역 박연진을 맡아 극찬을 받았다. 임지연은 "난 항상 절실했다. 어떤 작품도 연진이처럼 연기했다. 그래서 이번 작품에서 잘되는 것을 보고 내 지인이나 가족들은 많이 울었다. 임지연이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알아보셔서 그런 것 같다"고 눈물을 보였다.

"나는 항상 '타고난 배우가 아니니 더 노력해야 해'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이번 작품을 통해 알아주는 가족들이 고맙다. 항상 이 마음으로 연기하고 싶다."

그는 "데뷔 때는 많이 부족했다. 사회초년생이었고 현장 경험이 없었다. 작품 캐릭터에 맞는 마스크로 데뷔해서 열심히 다른 작품을 만나면서 늘 혼자기도 하고 울기도 많이 울었다. 한 작품 한 작품 해나가면서 항상 다른 것을 많이 배웠다"고 전했다.

넷플릭스 '더 글로리' 임지연. 사진=넷플릭스

"아직도 작품을 보면 많이 아쉬운 것이 보인다. '왜 저것 밖에 안나왔을까' 생각든다"고 말한 임지연은 그래도 "남편 하도영(정성일)에게 '이 상자는 반짝이지 않아'라는 대사를 하는 신이 있다. 대사가 길기도 했고 남편을 내 편으로 만들고자하는 신이었고 연진의 여우같고 능글능글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중요한 신이었다. 그래서 대사를 아예 달달달 입에 넣었다"고 만족감을 표현했다.

찰진 욕 연기도 눈길을 끌었다. "처음부터 욕을 어색하게 할 바에 안하는게 낫다고 생각했다. 이왕하는 것 제대로 해보자고 생각했다. 담배와 욕설은 박연진 캐릭터를 볼 수 있는 중요한 것들이었다."

"욕을 맛깔스럽게 하지 못하는 편이라 여러가지 방법으로 연습을 많이 했고 선택을 했다. 담배도 그렇다. 남편이 있을때 피울때, 열받아서 혼자 피울 때 등 디테일하게 피우는 방법을 연구했다. 나중에 감정이 절절해서 내지를 때는 정말 상스럽게 피우려고 노력했다."

표정 연기는 박연진의 백미였다. "내가 그런 표정을 많이 짓는지 처음 알았다. 원래도 약간 한쪽으로 많이 웃나보다. 그런 것도 과하게 살리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입이 큰 편이고 눈썹이 짙은 편이다. 미간의 주름이나 짜증스러운 표정들을 많이 했다. 평소에 많이 하는 것들이다."(웃음)

박연진 아역으로 등장한 신예은에 대해선 "처음 연습할 때 비슷하게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주의 깊게 톤을 들었는데 이미 톤 자체가 나와 비슷하더라"며 "그냥 그대로 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신예은도 수줍게 '선배님 비슷한 것 같아요' 하더라. 너무 감사하다. 외적인 부분에서 비슷할지 몰랐는데 그렇게도 봐주셔서 너무 감사했다"고 털어놨다.

배우들의 호흡은 '더 글로리'의 백미였다. "송혜교 언니 정말 너무 좋다. 너무 사랑하는 사람이다. 너무 묵직하고 경험치를 무시못하는구나라는 것을 느꼈다. 후배로서 여실히 왜 선배인지 느꼈고 나뿐만 아니라 다른 후배들도 다들 날라다닐 수 있게 잘 맞춰줬다."

임지연은 "처음에 친해지려는 노력도 필요없이 금방 친해졌다. 함께한 신들은 정말 편하게 수월하게 촬영했다"며 "오히려 친구들하고 할 때 다들 화려하고 반짝하니까 다같이 하는 신이 많아서 더 힘들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더 글로리' 임지연. 사진=넷플릭스

'동은오적'이라고 불리는 5명의 배우들은 절친이 됐다. "요즘 너무 그 친구들만 만나고 있다"고 웃은 임지연은 "정말 건전하게 논다. 함께 산에 가고 운동한다. '더 글로리'를 하면서도 서로의 경험에 대해서 스스럼 없이 주고 받았다. 진심으로 소중한 인연이 된 것 같다."

또 임지연은 "송혜교와의 첫 촬영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문동은이 담임 맡은 것을 알고 처음 교실에 찾아가는 신이었다. 1:1로 제대로 맞붙는 신이었기 때문에 여자들 만에 첫 만남에서 오는 불꽃튀는 기싸움이 필요했다. 몇 번 못봤을때 촬영했던 첫 촬영 신이었다. 사실 연습할 때 잘 녹아들지 않아서 걱정이 많았다. 좌절감에 현장에 갔다. 하지만 촬영할 때는 절대 기를 밀리지 않겠다고 생각하고 갔다. 하지만 연진이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긴 해야해서 그 선을 맞추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고 회상했다.

끝으로 그는 "가장 큰 용기와 도전은 이 작품을 한 것이었다. 이 작품을 할 때 무섭고 두려움이 많이 몰려왔지만 마음 굳게 먹고 떨쳐낸 것을 내 자신에게 칭찬해주고 싶다"고 자찬했다.


고재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