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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9세 연상연하 부부 배우 안용준과 가수 베니가 임신 후 '양가 감정'의 모습을 보여, 예비 부모들의 공감을 샀다.
부부의 고민에 정형돈도 "저희 아내도 이런 이야기를 했다. 그래서 어떻게 도와줘야할 지 모르는 남편 마음이 공감된다"라고 덧붙였다.
베니의 마음의 뿌리를 찾기 위해 임신 준비 과정을 밝혔다. 베니는 "의사가 '임신은 불가능해요'가 먼저였다. 이 나이에 임신한 사람이 얼마나 있나 기사도 찾아봤는데 없었다"라면서 "2021년 나이 43세부터 시험관부터 바로 시도했다. 첫 번째 시도에 두 줄이 나왔다. 일주일 후 피검사에서 잘 못 됐다. 두 줄을 본게 세 번인데 다 잘 못됐다. 반복된 유산으로 걱정이 앞서게 됐다"고. "스스로 자책하기 시작했다. 2년 정도 했으면 할 만큼 한 거 같다고 생각하고 마지막으로 저자극 요법 치료를 받았는데, 이게 열매(태명)가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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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 박사는 "최고의 여성성이 '임신' 이다. 역설적이게도 임신으로 여성의 아름다움이 줄어든다"면서 "저도 임신했을 때 출근 중 엘리베이터 거울을 봤는데, 제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입도 삐죽, 코도 뭉뚝해졌다. 그 변화가 큰 행복도 얻지만 잃는 것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자신의 경험을 덧붙였다.
이에 오은영 박사는 베니에게 어떤 것을 잃는게 두렵냐고 물었다. 베니는 "30년간 음악인으로서 성취하며 살아왔으나 임신으로 인해 쓸모 없는 사람이 된 것 같다"면서 "성취하고 달성하는 인생의 재미를 느끼면서 살았는데, '내가 뭘 해야할지' 모르겠다. 아무것도 아닌 사람 같아진다"라고 털어 놓았다.
오은영 박사는 베니가 혼란스러운 이유를 '모성의 양가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저출산의 큰 이유는 중 하나인 '양육공포'를 언급했다. "잘 키우고 싶은데 못 키울까봐. 잘못하게 될까봐 두려운 감정이다"라고 설명하며, "고령의 산모일 수록 모성의 양가성을 잘 이해하는게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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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베니는 "남편이 '같은 날 같은 시간에 죽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밝혀 모두를 놀라게 했다. 안용준은 "아내와 연락이 안 되면 불안하다"며 불안 증세로 물어뜯은 손톱을 내보여 충격을 안겼다. 또한 "문자, 전화 합쳐서 15분이 지나면 응급 상황인거다"라며 "스케줄이 겹치지 않으면 따라간다"라고 밝혀 아내와의 연락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은영 박사는 단호하게 "김용준의 집착이 심하다"고 지적했다.
"아내와 만나기 전에는 그런 적이 없다"는 안용준은 "연락을 할 때 사랑하는 마음과 걱정되고 불안한 마음 중 '걱정'이 조금 더 큰 것 같다"고 고백하며 "혼자 잘 다치는 편이라 연락이 늦어지면 불안하다. 아내는 제가 없으면 그 상황이 정리가 안된다. 불안함과 동시에 최대한 빨리 갈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오은영 박사는 "베니가 불안한지, 베니와 연락이 안되는 자신이 불안한 건지 구분해야한다"면서 불안의 시작이 본인인지, 상대인지를 구분하는 중요한 포인트라고 이야기했다. 많은 생각을 하던 안용준은 "저로부터 오는 불안을 아내 때문에 불안한 거로 착각하는거 같다"고 말하며 복잡한 감정에 휩싸였다. "베니와 떨어지면 속이 울렁거리는 반응과 무서운 것보다 외로운 것 같다"고.
오은영 박사는 "안용준은 아내로부터의 분리 불안이 있다"며 '성인 분리 불안'이 있을 경우 애착 대상자와의 관계를 검토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은영 박사가 어린 시절에 대해 파고들자 머뭇거리던 안용준은 "태어나서 자라온 모든 과정이 대부분 많이 외로웠던 것 같다. 누나들이 저의 존재를 싫어했고 상처도 많이 줬다. 가족한테 사랑한다는 표현은 거의 할 수 없었다. 집에서 눈치 보는게 대부분이었다. 방에서 혼자 있는게 당연한 어린시절이 흘러갔다"라고 회상했다.
이에 오은영 박사는 "그런 경우 세상을 잘 못 믿는다. 사람들 사이에서 편안하지 않았을거다"라고 이야기 하자, 안용준도 "10년지기 친구와 단 둘이 만나는건 불편하고 힘들다"라며 "유일하게 제 자신을 보여줄 수 있고, 단 둘이 만나서 식사를 하는데 불편함이 없는게 아내가 처음이었다. 편안해지고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겠더라. 그게 힘들지 않은 사람이었다"라고 밝혔다.
오은영 박사는 "아내에게 평생 처음 경험하는 편안함을 느꼈다. 본인의 불안 때문에 못 떨어지고 있다"라며 "나쁜건 아니지만 건강한 성장에는 역행하는 거다"라고 어린아이를 비유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이를 키우는데 영향이 간다. 아이의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꼬집었다.
남편의 모든 걸 다 받아주는 베니도 이제 남편과 비슷해져 간다고. 베니는 "남편 만나고 변했다. 결혼 3개월 전까지만 해도 혼자 유럽 여행을 다닐 정도로 독립성이 강했다. 이제는 상상도 못한다. 남편 없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다. 남편이 없으면 무섭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에 오은영 박사는 부부가 자신의 결핍을 채우는 '동반의존'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베니는 가부장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란 어린시절을 회상했다. "가부장적인 집에서 자랐다. 아버지가 엄청 엄하고 윽박 하셨다. 음대 실기시험을 보러가는데도 '네가 무슨 음대야'라고 하셨다. 가족 중에 남자가 있는게 불편하다. 남동생이 있는데 부럽다. 저는 그런게 없다"면서 "사랑을 주는 법도 모르고 사랑을 받는 것도 불편했다. 결혼 후에 아빠와 다른 남자를 만나서 성공한 것 같다. 아빠 같은 삶은 절대 살지 않을 것이다라고 생각했다. 남편을 만나서 숨 쉴 구멍이 하나 생긴 것 같다"라고 털어 놓았다.
오은영 박사는 "'동반의존'이 지나치면 균형을 맞추는데 균열이 생길 수 있다"고 경각심을 깨우치며, 예비 부모인 부부에게 깊은 조언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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