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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가 황석희가 본 RM 'K팝' 인터뷰 "'조상'으로 착각하면 곤란해" [종합]

이우주 기자

기사입력 2023-03-14 14:54 | 최종수정 2023-03-14 14:55


번역가 황석희가 본 RM 'K팝' 인터뷰 "'조상'으로 착각하면 곤란해"…

[스포츠조선닷컴 이우주 기자] 번역가 황석희가 '우문현답'이라는 칭찬을 받았던 방탄소년단 RM의 인터뷰에 대해 언급했다.

황석희는 "RM의 인터뷰가 핫하길래 원문을 봤다. 한국인은 왜 이리 자신을 몰아세우는가에 대한. 100% 저 이유에서만은 아니겠지만 그렇기도 하겠구나 하는 설득력 있는 통찰. 한국인은 향상심과 경쟁심이 강한 민족이다. 물론 향상해야 한다는 경쟁으로 내몰린 것도 인정해야 할 사실. 그럼에도 우리 안엔 뚜벅뚜벅 keep going하는 DNA가 있는 것 같기도"라고 밝혔다.

이어 "기사에선 ancestor를 '조상'(심지어 '조상님들께서')이라고 번역한 곳들이 많던데 여기선 조상이 아니라 '선구자'나 '앞서 갔던 사람'의 뜻으로 쓰인 말이다. 진짜 민족주의적 표현의 '조상님'으로 착각하면 곤란하다. 그런데 'K팝 조상님'이란 말도 간혹 쓰이니까 일견 맞는 말일 수도?"라고 정정했다.


번역가 황석희가 본 RM 'K팝' 인터뷰 "'조상'으로 착각하면 곤란해"…
황석희. 사진 제공=샘컴퍼니
이어 화제가 된 RM의 인터뷰 답 원본을 직접 번역하기도 했다. RM은 최근 스페인 매체 엘파이스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황석희의 번역에 따르면 매체는 "K팝 스타들은 생존 경쟁 속에서 수년간의 혹독한 트레이닝을 거치는 시스템을 겪으며 데뷔 후에도 자신을 엄청 몰아세운다. 이런 시스템을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이에 RM은 "회사에서 내가 이 질문에 답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일부분 인정하니까. 어떤 기자들은 내가 '청소년들을 파멸시키는 끔찍한 시스템이다!'라고 말했다고 기사를 쓸 거다. 하지만 그런 시스템이 이 독특한 산업에 일조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계약 조건이나 교육 방식 등 많은 부분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크게 개선되었다"고 소신 있는 답을 내놨다.


번역가 황석희가 본 RM 'K팝' 인터뷰 "'조상'으로 착각하면 곤란해"…
이어 K팝에 대해 비판적으로 언급했다고 지적이 인 "K팝의 젊음, 완벽에 대한 숭배, 과도한 긴장감 등은 한국의 문화적 특질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서구인들은 이해 못 한다. 한국은 침략당하고 황폐화되고 두 동강 난 나라다. 불과 70년 전만 해도 아무것도 없던 나라였다. IMF와 UN의 도움을 받던 나라. 하지만 지금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나라다. 이게 어떻게 가능했을까?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사람들이 발전하려고 미친 듯이 노력했기 때문이라고 대한민국의 역사를 언급했다.

이어 "그런데 해내려면 그것들이 필요하다. 그게 K팝을 매력적이게 만드는 요소이기도 하고. 판단의 회색 지대가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원래 너무 빠르게, 격렬하게 일어나는 일에는 부작용이 있는 법"이라며 "스포티파이가 우릴 전부 'K팝'이라고 부르는 게 지긋지긋할 수도 있지만 그 효과는 확실하다. 그건 프리미엄 라벨이다. 우리보다 먼저 갔던 분들이 쟁취해낸 품질을 보장하는 라벨"이라고 유려한 대답을 내놨다.

wjle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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