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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저 이런 것도 할 수 있어요"…강소라, '남될까'로 확장한 이미지(종합)

정빛 기자

기사입력 2023-03-05 01:11 | 최종수정 2023-03-06 07:36


[SC인터뷰] "저 이런 것도 할 수 있어요"…강소라, '남될까'로 확장…
강소라. 사진 제공=플럼에이앤씨

[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배우 강소라를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었다. 속 시원한 사이다, 직진하는 걸크러시, 의지가 되는 친언니 혹은 친누나. 사실 결혼과 출산 후 오랜만의 안방 복귀 소식을 들었을 때도 비슷한 결의 캐릭터를 기대했다. '이혼 전문 변호사 역할이니 영화 '써니'의 춘화 어른 버전인가?' 그러나 웬걸. 다시 돌아온 강소라는 그간의 이미지와 달랐다.

지난달 23일 종영한 지니 TV 오리지널 드라마 '남이 될 수 있을까(극본 박사랑, 연출 김양희)'는 이혼은 쉽고 이별은 어려운 이혼 전문 변호사들의 사랑과 인생 성장기를 다룬 드라마로, 강소라는 남편 구은범(장승조)와 만남과 이별을 반복하는 이혼 전문 변호사 오하라 역할을 맡아 열연했다. 오하라는 강소라가 전작들에서 보여준 주도적인 캐릭터와 달리, 조금은 답답하면서도 소심한 인물이다.

"지금까지 했던 캐릭터가 언니 같은 캐릭터였다면, 하라는 동생 같은 캐릭터였다. 이전 캐릭터들은 '저런 언니 있으면 좋겠다, 백화점 환불할 때 용기 생길 것 같다' 했는데, 하라는 '환불할 때 같이 가줘야지'라는 면이 있었다. 기존에 하지 않아서 시청자들이 보실 때 어색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더라. 연애 앞에서는 소심해지고 아기 같은 캐릭터를 했을 때, 안 어울린다고 생각하실까 봐 우려가 있었다."

특히 변화를 주는 부분에서 아쉬움이 남는다고. "20대 풋풋한 연애 얘기가 아니라 30대 중반 설정이고 연애부터 결혼까지 갔다 온 얘기다. 20대 애들보다는 사회적으로 지켜야 하는 체면도 있고, 나약한 면을 드러내기 겁내고, 자존심도 있다. 그래서 좋아한다고 얘기하거나 감정을 드러낼 때, 나약한 모습을 감추면서 쿨하게 해야 하는지 혹은 더 폭발적으로 해야 하는지 고민했다. 결과물을 보면서 더 폭발시켰어야 했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럼에도 그간 캐릭터와 다른 결이었기 때문에 의미가 남다르다. "'써니'를 통해 대중적으로 알려지다 보니, 그런 역할이 많이 들어온 것 같다. 드라마를 만드는 입장에서 안정이 보장된 부분을 선택하고, 이 배우가 잘하는 걸 선택하는 것은 이해한다. 그럼에도 이런 캐릭터에 저를 선택해주신 감독님과 스태프들에게 고마웠다. 대중에게 '저도 이런 것 할 수 있어요'라는 것을 어필할 수 있어서 의미가 깊다. 다른 결을 해서 개인적으로 뿌듯하다."


[SC인터뷰] "저 이런 것도 할 수 있어요"…강소라, '남될까'로 확장…
강소라. 사진 제공=플럼에이앤씨
2017년 '변혁의 사랑' 이후 약 6년 만의 드라마 복귀였다. 공백이 길었던 동안 매체 환경도 많이 달라진 바다. 강소라가 이전 시스템과 비교, 짧아진 회차를 언급했다.

"처음에 12부작이라고 해서 마냥 좋았다. 그런데 오히려 생각을 많이 해야 하더라. 16부작에서 채워져야 하는 것을 12부작에 압축적이게 들어가야 하니까. 다 드러나지 않은 부분을 채울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많이 했다. 그리고 이전에는 밤새워서 찍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는 집에 보내주더라(웃음). 그러니까 더 잘해내지 않으면 압박감이 들었다. 시간을 줬는데 못하면 안 되니, 더 철저하게 준비해야 했다. 환경이 많이 좋아졌더라. 스태프분들도 더 컨디션이 좋아진 것 같다."

개인적으로 성장한 점도 짚었다. "이전에는 성격이 급했다. 의욕이 앞서서 오히려 어떻게 봤을 때는 과해 보인다고 해야 하나. 이제는 여유를 보고 천천히 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 나만 잘한다고 될 것도 아니고, 나 혼자 달려가는 것이 아니라 주변을 바라보고 여유가 생긴 것 같다."


[SC인터뷰] "저 이런 것도 할 수 있어요"…강소라, '남될까'로 확장…
강소라. 사진 제공=플럼에이앤씨

마지막으로 강소라에게 '남이 될 수 없는 존재'도 물었다. '남'의 사전적 의미는 자기 이외의 다른 사람, 일가가 아닌 사람, 아무런 관계가 없거나 관계를 끊은 사람이다. 다시 말해 '내'가 아닌 '타인'을 뜻한다. 그러나 여기에 '될 수 있을까?'라고 끝맺으면, 남이 될 수 없기에 의문점을 두는 상태가 된다.

"남이 된다는 것은 그 사람을 개체로 떨어져서 볼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저는 저에 대해서 남이 될 수 없는 것 같다. 저를 컨트롤하고 싶은데 그게 너무 안 된다. 나이를 먹으면서 남처럼 느끼고 싶은데, 저에 대한 애증이 큰 것 같다. 부모님한테 본 싫은 모습들이, 나이가 들면서 저에게도 있더라. 저를 그대로 객관화하고 싶고, 저를 이상향으로 그리고 싶은데, 남이 될 수 없는 것은 정말 스스로인 것 같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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