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포츠조선 이정혁 기자]"갑자기 허벅지를 만진다거나, 묻지도 않고 바로 손부터 들어오는 분들이 계신다."
이뿐이 아니다. 특정 신체 부위를 확대해서 댓글로 성희롱을 당하기도 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피지컬:100'에 출연한 춘리는 운동한 지 12년째가 되던 해인 지난 2018년 PCA(Physical Culture Association) 유럽 챔피언에 올랐다.
영화 '터미네이터' 속 여주인공 린다 해밀턴이 총 든 모습을 보며 처음 보디빌더를 꿈꿔온 춘리는 그러나 진로를 정하기까지 고민이 많았다. "가족들한테는 말을 못 꺼냈다.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선을 볼 뻔했다. '빨리 시집을 가야 한다'고 해서 일주일 동안 가출했었다"고 밝힌 춘리는 "헬스 트레이너를 하고 싶은데 소심해서 말은 못 꺼내고, 상관도 없는 에어로빅 자격증을 땄다"고 밝혔다.
화제가 된 '피지컬:100' 출연과 관련해선, "여자 보디빌더 김춘리가 아니라 그냥 보디빌더 김춘리로 참가했기 때문에 정말 최선을 다했다"며 "가족들은 저한테 무관심하다. 김춘리 선수가 저일지도 모를 거다. 막냇동생한테 전화와서 '언니 맞긴 맞지?' 하더라"고 전했다.
하루 24시간을 몸 관리를 위해서만 쓴다는 춘리는 뜻밖의 괴로움도 토로했다.
"제가 서 있으면 갑자기 허벅지를 만진다거나, 묻지도 않고 바로 손부터 들어오는 분들이 계신다. 여자로서 과한 근육을 가졌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많다"며 "제 특정 신체 부위를 확대해서 댓글로 성희롱을 했다. 태어나서 처음 느끼는 수치심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여자들은 알게 모르게 지적을 당한다"며 그러나 당당하게 "제 미의 기준은 저다. 제 모습이 너무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남들이 무서워하든 말든 본인들이 저랑 살아줄 것 아니지 않냐"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또 자신과 같은 꿈을 꾸는 사람들에게 "이 운동을 하고 싶어도 못 하시는 분들이 많다. 내가 무언가를 하고 싶을 때 가족들이 반대해서 못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쉽게 포기하지 말고, 정말 본인이 하고 싶으면 저처럼 끝까지 시도를 해보셨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