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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정승길이 '대행사'에서 무르익은 연기로 시청자를 매료시켰다.
드라마 속 흔한 비서실장과 달리 김태완은 차기 후계자를 점 찍어 두지 않고 멀리서 관망한다. 특별한 일이 발생하지 않는 한 강한수(조복래)가 차기 회장임을 알지만 왕회장 미니미 강한나(손나은)도 녹록지 않은 인물임을 알기에 누구의 편에 서지 않고 균형을 맞추면서 두사람을 저울질 해 몸값을 높이는 김태완.
강한수와 강한나 사이에서 팽팽하게 저울질하는 김태완의 모습은 몰입을 높인다. 2회 공항에서 욕심이 없는 성격이라고 말하고 돌아서는 강한나를 향해 "퍽이나"라고 읊조리는가 하면 7회에서 "제 일 도와주셔야죠"라고 자신의 편이 되어주길 바라는 한수에게 "지금도 돕고 있지 않냐"며 냉정하게 선을 긋는다. 강한수는 저울질하는 김태완을 향해 "부회장 되고 나면 그때 보자"고 혼잣말 하는 모습으로 앞으로의 전개를 기대케한다.
극 초반 고아인(이보영)이 제작 본부장으로 승진 후 성취감에 사로 잡혀있을 때 비서실장 김태완으로부터 "대학교수로 가실지 작은 대행사 대표로 가실지 결정하셨습니까"라며 "다 받아들이세요, 기대가 큽니다"라는 말을 듣고 멘탈붕괴가 되는 장면은 이미 명장면으로 꼽힐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긴 장면.
이외에도 김태완이 우원 회장을 불구속 상태로 재판 받게 하는 게 불가능할 것 같다는 법무팀장에게 차갑게 쏘아붙이는 장면은 존재감을 제대로 각인시켰다. 법무팀장에게 "우원이 못하면 우리도 못해야 하는 겁니까"라고 날선 존재감으로 역대급 카리스마 매력을 발산하고 있는 정승길의 연기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어 "없다고 하면 회사 생활 끝납니까"라고 일갈하는 장면은 카리스마를 넘어서 살벌한 기운까지 감도는 장면으로 시청자의 뇌리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 어디서든 듣는 비서실장
'대행사'에서 일어나는 이야기 중심에는 늘 김태완의 귀가 열려있다. 김태완은 조찬모임에서 강회장(전국환)의 대화를 엿듣고 회장의 의중을 파악하는가 하면, 강한나와 박영우(한준우)가 투닥거리는 모습을 보고 관계가 가깝다는 걸 눈치채는 조복래를 관망하며 극에 개연성을 높이는 인물로 활약 중이다. 조찬 모임 근처 쇼파에서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앉아있는 김태완의 모습을 찾는 것 또한 극의 관전포인트가 되고 있다.
조복래와 손나은 사이에서 팽팽하게 저울질 할때도, 이보영에게 독한 기세로 존재감을 발할 때도, 날카롭게 회장 말의 속 뜻을 꿰뚫어볼때도 정승길의 김태완은 시종일관 특별하다. 그가 특별한 데는 시시각각 변주하는 역할이 있고, 이를 표현하는 연기는 캐릭터에 힘을 더한다. 특히 다채로운 감정변주를 유려하게 그려낸 표현력은 그의 연기 내공을 짐작케한다. 날카로우면서도 묵직하게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정승길의 연기는 시청자의 공감과 재미의 근원이 되고 있다.
정승길의 열연은 '대행사'의 인기 요소로 손꼽히며 시청자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매 작품 믿고 보게 되는 정승길이 보여줄 활약들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