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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이자 감독 이정재(50)이 배우 출신 연출자로서 청룡 역사 최초의 기록을 세운 소회를 전했다.
그는 "또한 팬데믹 시기에 관객이 극장에 오기까지 쉽지 않았는데 예상보다 더 많은 관객이 '헌트'를 사랑해주고 응원해줬다. 여기엔 '헌트'를 향한 취재진과 평론가들의 응원도 한몫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으로 열심히 만든 '헌트'인데 내가 노력한 이상으로 큰 사랑과 상을 받게 된 게 아닌가 싶다. 올해 연말까지 정말 감사한 일이 끊이지 않는다"고 인사를 전했다.
이정재 감독과 청룡영화상의 인연은 그야말로 특별하다. 모태 '청룡의 남자'이기도 한 이정재 감독은 스크린 데뷔작인 '젊은 남자'(94, 배창호 감독)로 1995년 열린 제16회 청룡영화상에서 신인남우상 수상, 이후 '태양은 없다'(김성수 감독)로 1999년 열린 제20회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당시 만 26세에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이정재 감독은 '최연소 남우주연상'이라는 타이틀을 얻기도 했다. 또한 '관상'(한재림 감독)으로 2013년 열린 제34회 청룡영화상 남우조연상까지 차지하며 그 어렵다는 배우상 부문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43회 역사상 배우상 부문 그랜드 슬램 기록은 이정재와 장동건이 유일하다. 그리고 마침내 올해 신인감독상까지 차지, 4번째 청룡 트로피를 손에 쥐게 된 이정재 감독은 그랜드 슬램 기록에 두 번째 신인상을 추가하며 전무후무한 역사를 만들었다.
이어 "1995년도에 청룡영화상에서 첫 신인남우상을 받았는데 까마득하다. 27년 만에 다시 신인상을 받게 됐는데 돌이켜보니 정말 감회가 새롭다. 27년 전 신인남우상을 받았을 때 기쁜 마음을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행복했다. 신인 배우가 받을 수 있는 가장 큰 상이 신인남우상이 아닌가? 그때는 정말 이런 일이 내게 생길 수 있다는 것 자체에 흥분하고 행복했다. 그리고 다시 신인 연출자 이정재에게 신인감독상이라는 상을 줬는데 이 또한 의미가 깊다. 아무래도 기쁜 마음은 27년 전 첫 신인남우상을 받았을 때가 더 크지 않았나 싶다. 27년 뒤에 다시 신인상을 받으니 마음이 더 무거워졌다. 마냥 기쁜 것보다 앞으로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느껴져 생각도 많아졌다"고 말 못할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앞으로 감독이자 제작자로 다시 그랜드 슬램에 도전하겠나?"라는 질문에 이정재 감독은 "그건 힘들지 않을까 싶다. 워낙 훌륭한 감독과 제작자가 많지 않나? 다만 앞으로 청룡에서 다시 수상의 기회가 온다면 갱상이 욕심난다. 요즘은 스토리텔러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 관객과의 만남을 유도하고 호응을 느낄 수 있는 대목도 갱인 것 같다. 훗날 기회가 돼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른다면 시나리오를 다시 써서 작품을 만들고 싶다. 다음 청룡 도전 상은 갱상을 목표로 잡고 싶다"고 남다른 포부를 드러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