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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자 "중학교 때 커밍아웃, 父 식칼로 죽이라고…10년간 연락끊어"('세치혀')[SC리뷰]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22-12-19 06:26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트렌스젠더 풍자가 성전환 과정을 공개했다.

18일 방송된 MBC '혓바닥 종합격투기 세치혀'에서는 혓바닥 배틀 준결승전이 그려졌다. 이날 풍자는 중학교 때 커밍아웃을 하고 실제 성전환 수술을 하기까지의 이야기를 꺼냈다.

풍자는 "커밍아웃을 3번 했다. 중학교 때 여자로 살고 싶다고 했더니 아버지가 이렇게 반항하냐며 웃으셨다. 고등학교 때 커밍아웃 했을 때는 아버지가 내 손을 잡고 나를 꼭 고쳐서 사람처럼 살게 해주겠다고 하셨다. 세 번째는 나는 진심이고 어디 아픈 것도 어니고 열심히 살 자신이 있다고 커밍아웃을 했다. 아버지는 호랑이가 사람으로 태어난 것 같은 분이었는데 주방에서 식칼을 가져와서 내가 여자로 사는 걸 용납하지 못한다며 이 칼로 본인을 죽이라고 하셨다"고 털어놨다.

결국 풍자는 그 길로 가출을 했고 10년 동안 가족과 연을 끊고 지냈다. 가족들의 얼굴이 보고 싶어 몰래 집 근처를 배회하기도 했을 만큼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가족들이 이사를 가면서 행방조차 묘연해졌다.


풍자는 "어느날 막내 남동생이 이유 불분명으로 길에서 쓰러졌다는 연락이 왔다. 나는 가볼 수 없는 상황이라 발만 구르고 있었는데 새벽에 아빠한테 전화가 왔다. 동생이 ?틴爭だ美뗌 큰 형이 보고 싶다며 울었다더라. 아빠가 우선 인정해줄테니 집에와서 만나자고 했다. 서로 못 알아봤다. 아빠는 상의를 110 이상 입으셨던 건장했던 분이 90~95 사이즈를 입는 쇠약한 할아버지가 됐고 초등학생 때쯤 헤어졌던 동생은 나보다 키가 큰 청년이 돼 있었다. 내가 너무 이기적이었다 싶었다"고 반성했다.

이어 "너무 마음이 아팠다. 뭐하느라 10년을 보낸 건지, 가족한테 왜 그랬나 싶어 눈물이 났다. 가족 앞에서 울기 싫어서 세수를 하고 나왔는데 아빠가 화장실 앞에 서 계셨다.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셨는데 아빠가 '우리 딸 지 엄마랑 똑같이 생겼네' 하시더라. 나를 여자로 받아주기까지는 정말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내가 여자든 남자든 아빠 자식이기 때문에 지켜주겠다고, 내게 오는 모든 비난을 받아주겠다고 당당하게 여자로 살아보라고 하셨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동생들도 풍자를 받아들여줬다. 풍자는 "남동생은 지나가다 '우리 누나 돼지네?'라더라. 여동생은 엄마 없이 남자 셋 있는 집에서 엄마 빈자리가 너무 컸는데 엄마가 생긴 것 같다며 손편지를 써줬다. 지금은 여행도 가고 너무 화목하게 잘 지내고 있다. 욕 먹을까봐 겁이 나서 내가 어느 방송에 나오는지 말한 적 없어서 우리 가족은 내 방송을 본 적 없는데 응원해주시는 분들도 많다는 걸 아버지께 말씀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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