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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 "국뽕 넘은 국뽕"…'한산', '명량' 후 8년 기다림 아깝지 않은 완벽한 해전 블록버스터(종합)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22-07-19 11:38 | 최종수정 2022-07-19 17:09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무더위를 찢어버릴 강력한, 그리고 더할 나위 없는 올해 최고의 블록버스터의 탄생이다. 온전히 차갑다가 온전히 뜨거워지는 129분이다. '명량' 이후 8년의 기다림이 아깝지 않은, 이순신의 새얼굴이다.

1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신천동에 위치한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전쟁 액션 영화 '한산: 용의 출현'(이하 '한산', 김한민 감독, 빅스톤픽쳐스 제작) 언론·배급 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시사회에는 조선 최고의 명장 이순신 역의 박해일, 왜군 수군 최고 사령관 와키자카 역의 변요한, 항왜 군사가 된 왜군 병사 준사 역의 김성규, 화키자카의 경쟁상대 왜군 장수 가토 역의 김성균, 왜군 진영에 잠입한 어린 첩자 정보름 역의 김향기, 일본군 진영에서 기밀을 빼내고 그들의 작전을 살피는 조선의 탐망꾼 임준영 역의 옥택연, 조선의 운명이 달린 거북선을 설계한 장수 나대용 역의 박지환, 와키자카의 오른팔 장수 마나베 역의 조재윤 그리고 김한민 감독이 참석했다.

올여름 블록버스터 두 번째 주자로 나선 '한산'은 2014년 7월 30일 개봉해 1761만명을 동원, 국내 역대 박스오피스 스코어 중 역대급 대기록을 수립하며 8년째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명량'의 후속작이자 프리퀄이다. 김한민 감독이 기획한 '이순신 3부작 프로젝트' 중 두 번째 작품인 '한산'은 명량해전이 발발하기 5년 전, 당항포 해전 이후 약 한 달간 한산해전이 일어난 후일까지를 그렸다. 나라를 지키고자 하는 백성들의 열망에 불을 지폈고 전국 곳곳에 의병들이 봉기하며 방어에 나서게 한 시발점이 된 한산해전. '한산'은 이러한 임진왜란 7년 전쟁의 수많은 전투 중 최초로 압도적 승리를 거둔 한산해전을 장엄하고 압도적인 규모로 스크린에 가득 담아 관객에게 전율의 쾌감을 선사한다.

'한산'은 한산해전의 또다른 주인공인 전투선 거북선은 물론 이순신 장군의 전술 핵심 중 하나인 학익진(鶴翼陣)을 생생하게 구현해내 눈길을 끈다. 학이 날개를 펼친 듯한 형태의 진법 학익진은 반원 형태를 취해 적을 포위하면서 공격, 전설 속의 해저 괴물 거북선과 함께 압도적이고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관객을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만드는 '한산' 속 학익진 액션은 '한산'의 백미 중의 백미다.

무엇보다 '한산'은 에너제틱하면서 전쟁에 지침이 없던 40대 후반의 젊은 시절의 이순신을 담아 전작인 '명량'과 차별화를 뒀다. '명량'의 이순신(최민식)이 용장(勇將: 용렬한 장수)이었다면 '한산'의 이순신은 지장(智將: 지혜로운 장수)으로 그려 영웅 이순신의 새로운 면을 드러낸 것. 특히 최민식에 이어 2대 이순신으로 '한산'을 이끈 박해일은 절대적 수세에 놓인 조선의 바다를 지키는 장군 이순신으로 완벽히 변신, 신중하면서도 대담한 카리스마를 지닌 이순신의 모습과 젊은 시절의 패기를 완벽하게 표현해 보는 이들을 완벽히 '한산'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여기에 '한산'의 새로운 안타고니스트로 등장한 왜군 장수 와키자카도 데뷔 이래 가장 강렬한 악역 변신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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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김한민 감독은 "'명량'이 2014년 7월에 개봉하고 지금은 2022년 8월 개봉이다. 8년 만이다. '명량'은 워낙 기대하지 않았던 흥행이었다. '명량'의 흥행에는 또다른 이유가 있었던 것 같다. 개봉 시기 세월호 참사도 있었고 실제 한산해전 당시 민초들이 배를 끌어내는 부분이 그 때 상처받은 국민에게 위안이 된 것 같다. 그런 사회적 함의를 영화에 담아내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배웠다. 그런 지점에 '한산'은 전쟁 초기 조선이 끝장날 수 있는 시기에, 이순신 장군이 홀로 고군분투하며 벌인 진법이다. 이런 영화를 지금 현재를 사는 우리가 자긍심을 가지고 큰 위안과 용기로 남을 것이라고 생각해 '한산'에 의미를 두고 있다"고 의미를 전했다.

또한 '명량'과 '한산'의 차이에 대해 "촬영 때 '명량'은 바다에 배를 띄웠고 '한산'은 바다에 배를 띄우지 않았다. 그만큼 노하우가 쌓였고 조금 더 통제된 환경에서 촬영했다. 바다 위에 성을 쌓는 학익진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명량'이라는 초석이 있었기에 '한산'이 가능했던 것 같다. 실내 VFX를 강원도 평창에 만들었다. 바다 액션 신을 그곳에서 거의 찍었고 오픈 세트는 전남 여수에 만들어 촬영했다. 사극 영화 중 익숙한 장소가 거의 안 보일 것이다. 두 장소에서 '한산'을 완성했다. 코로나19 시국에 이런 환경이 더 절실했다. 무사히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우려했던 국뽕 팔이 논란에 대해 "국뽕 넘어의 국뽕인 것 같다. '한산'은 국뽕 팔이를 하려는게 아니라 우리에게 위로와 용기, 힘, 연대감을 영화를 통해 전하고 싶었다. 이것 역시 국뽕이라고 하면 어쩔 수 없지만 여러모로 국뽕 넘은 국뽕을 전하고 싶었다"며 "대중 상업 영화를 하는 감독으로 장르를 만들려고 한다. 미국이나 서부의 장르 영화와 다르게 한국 영화는 조금 다른 지점이 있다. 메시지는 아니더라도 뭔가 울림이 있고 감흥이 있는 '무엇인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장르와 결합하면서 펼쳐지는 게 있다. 이순신 장군의 정신을 빗대서 말하자면 유비무한의 성실함이 있고 집중할 수 있는 대상에 대한 공경, 거짓됨 없이 정직하게 만들려고 했다. 이순신의 정신을 그대로 영화 속에 녹여내고 싶었다. 이걸 총평하면 진정성이다. 진정성 넘어 무언가 다른 국뽕으로 이해를 받고 싶다. 이순신을 팔아 흥행하고 싶지 않다"고 진정성 있는 변을 내놨다.

거북선의 고증에 대해서도 김한민 감독은 "거북선의 고증은 많지 않다. 나와있는 설명도 임진왜란 지나고 난 뒤의 설명이 있다. 거북선의 형태나 용도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설왕설래가 덧붙여져 있다. 내가 세운 기준은 '진짜 전장에서 쓰일 수 있는 돌격선'을 중점에 뒀다. 3층형설과 2층형설이 있는데 이를 절충하는 선으로 재현하려고 했다"고 답했다. 이어 학익진에 대해 "심플하고 명징하게 다가가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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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일은 "내가 맡은 이순신은 어떤 것과 섞여도 이순신 주변의 배우들이 잘 드러나길 바랐다. 대신 이순신이 안 나타났을 때 이순신의 전략이 다른 배우들을 통해 보여지기 원했다. 화염방사기 같은 최민식 선배의 이순신과 달리 유비무한 정신으로 동료 배우들과 함께 전투신을 완성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사실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왜군 배우들이 외국어 연기와 함께 에너제틱한 모습을 보여준 것 같다. 사실 이순신 감독은 말수가 적고 희로애락을 절제하는 분이라고 하더라. 연기 절제가 무엇인지 이번 작품에서 강하게 깨달았다. 절제 안에서 에너지를 잃지 않아야 한다는 숙제가 있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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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요한은 "사실 박해일 선배와는 촬영장보다 횟집에서 더 많이 만났다. 현장에서 자주 만나지 못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CG 장면이 많아서 영상들을 보며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했다. 박해일 선배와 같이 없어도 같이 있는 것처럼 연기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산: 용의 출현'은 명량해전 5년 전, 진군 중인 왜군을 상대로 조선을 지키기 위해 필사의 전략과 패기로 뭉친 이순신 장군과 조선 수군의 한산해전을 그렸다. 박해일, 변요한, 안성기, 손현주, 김성규, 김성균, 김향기, 옥택연, 공명, 박지환, 조재윤 등이 출연했고 '명량'의 김한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7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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