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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A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는 제목처럼 이상한 드라마다. 클리셰란 클리셰는 모두 파괴해버려 시청자가 예측을 할 수 없게 만든다. 하다못해 '권모술수' 권민우(주종혁)조차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전혀 없는 캐릭터로 만들어놨다. '우영우'가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는 첫번째 이유다.
하지만 캐릭터들은 하나같이 '클리셰 ZERO'에 도전하고 있다. 가장 반전 캐릭터는 정명석(강기영)이다. 법무법인 한바다의 정명석 파트너 변호사는 첫 회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우영우가 자신의 팀으로 들어오자 곧장 한선영 대표에게 달려가 반기를 들었다. 일반적인 한드 같으면 정명석은 사사건건 우영우를 괴롭히는 인물이 될 가능성이 다분했다. 하지만 첫 사건부터 정명석은 끊임없이 우영우에게 도움을 주고 이후에도 계속 팀원으로 감싸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6회에서는 실수를 한 우영우와 최수연 등 후배 변호사를 감싸는 모습까지 보이며 '참된 선배상'을 선보였다. 이같은 모습이 '힐링 드라마'의 요소를 충족시키며 시청자의 채널을 고정시키는데 한 몫하고 있다.
최수연도 클리셰 파괴의 일등공신이다. 첫회 엘리베이터신에서 최수연은 권민우에게 '어일우(어차피 일등은 우영우)'라는 우영우의 로스쿨 시절 별명을 알려주며 한탄했다. 회전문에서 힘들어하고 있는 우영우를 그냥 지나치며 그와 최대 각을 세우는 빌런이 아닌가 의심케 만들었다. 하지만 곧 회전문을 잡아주며 우영우의 최대 도우미로 등극했다. 5회에서 우영우는 최수연에 대해 "너는 봄날의 햇살 같아. 로스쿨 다닐 때부터 그렇게 생각했어. 너는 나한테 강의실의 위치와 휴강 정보와 바뀐 시험 범위를 알려주고 동기들이 날 놀리거나 속이거나 따돌리지 못하게 하려고 노력해. 지금도 너는 내 물병을 열어주고 다음에 구내식당에 또 김밥이 나오면 나한테 알려주겠다고 해. 너는 밝고 따뜻하고 착하고 다정한 사람이야. 봄날의 햇살 최수연이야"라고 말해 그를 감동시키기도 했다.
이렇듯 '우영우'는 기존 드라마의 클리셰를 파괴해버리며 선한 역들로 작품을 채워넣고 있다. 최근 '동백꽃 필 무렵' '갯마을 차차차' '우리들의 블루스' 등 성공한 힐링드라마들을 보면 첫번째 조건은 '메인 빌런의 부재'다. '우영우' 역시 이같은 조건을 충족시키며 올 여름 최고의 '힐링' 드라마로 떠오르고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