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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게임의 대명사라 할 수 있는 EA스포츠의 'FIFA' 시리즈가 내년부터 사라지게 됐다.
1993년부터 시작해 무려 30년 가까이 파트너십을 이어왔던 EA와 FIFA의 계약 연장이 불발된 것은 과도한 계약금 때문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즈 등 외신은 EA가 FIFA라는 이름을 쓰는 조건으로 매년 1억 5000만 달러(약 1913억원)를 지급해 왔는데, 이번 재계약 협상에서 이 금액을 2배 이상 올려줄 것을 요구받았다고 전했다. 더불어 게임에 대한 각종 권한까지 행사하는 조건을 내걸은 것에 대해 EA가 부담을 느껴 재계약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EA는 내년 여름부터 'FIFA' 시리즈를 비롯해, 넥슨과 함께 서비스를 하고 있는 'FIFA 온라인 4', 'FIFA 모바일' 등의 이름에서 FIFA를 빼고 'EA 스포츠 FC'로 일괄 변경할 예정이다.
이로 인해 월드컵과 같은 FIFA 주관 대회에서의 국가대표팀 경기 등을 앞으로 즐길 수 없어 팬들의 입장에선 아쉬울 수 밖에 없다. 하지만 FIFA를 제외한 다른 지역 단체들과의 계약은 유지하기에 EPL, 프리메라리가, 분데스리가, 세리에A와 같은 유럽 클럽리그뿐 아니라 UEFA 챔피언스리그 등과 함께 FIFA 이름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국가대표 라이선스 등 포괄적인 계약은 여전히 유지하고 있고 즐길 수 있기에 팬 이탈과 같은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지나친 요구를 한 FIFA에겐 상당한 악재라고 할 수 있다. 전세계적으로 두터운 팬층을 유지하고 있는 축구 게임은 EA의 'FIFA' 시리즈와 코나미의 'PES'(위닝일레븐) 정도인데, 인기 하락을 겪고 있는 코나미의 입장에서 EA 대신 FIFA의 요구를 받아들이기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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