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SC리뷰] '니부모' 당신이 가해자父라면 이렇게 안할 자신있나요?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22-04-19 13:50 | 최종수정 2022-04-20 07:18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문제작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이하 니 부모)가 27일 개봉한다.

'니 부모'는 일본의 극작가이자 고등학교 교사인 하타사와 세이코가 갱을 쓴 동명의 2008년 연극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국내에도 2012년 초연 후 지금까지 무대에 오르며 관객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학교 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자식을 지키기 위해 추악한 민낯을 드러내며 사건을 은폐하는 부모들의 이기적인 모습이 다채로운 공간과 상황 속에서 펼쳐진다.

연극과 영화는 시간적인 상황이 다르다. 연극은 공간의 제약상 하루의 시간동안 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설정이지만 영화는 이를 각색하고 재해석해 시간적, 공간적으로 확장된 이야기다.


"영화는 극적인 장면이 (연극보다) 더 잘 살아난 것 같다. 사건 전개에 더 몰입감이 있었다"는 천우희의 말처럼 영화는 거듭되는 반전으로 관객들의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이야기는 접견 변호사 강호창(설경구)의 심리를 쫓으며 숨가쁘게 진행된다. 이 영화가 눈에 띄는 점은 가해자 부모의 시선으로 상황을 지켜보게 된다는 것이다. 그동안의 '학폭' 관련 영화는 주로 피해자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다뤘다. 천우희를 충무로에서 스타덤에 올려놓은 영화 '한공주'나 '우아한 거짓말' 등의 작품이 그랬다.

하지만 '니 부모'는 제목처럼 저돌적이게 가해자 부모, 특히 아버지의 시선으로 사건을 바라본다. 강호창이라는 인물이 주인공이기에 그를 따라 가긴 하지만 관객들의 마음은 불편하기 그지 없다. 아들 편만 드는 부모들이 옳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배우들의 연기력은 '명불허전'이다. 설경구의 연기는 표정 하나하나까지 놓치기 아깝다. 천우희는 애매한 상황에서 갈등하는 연기에는 '달인'의 경지까지 오른 듯하다. 오달수 고창성 김홍파 등 연기파 배우들의 연기가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타이트하게 전개되는 이야기 속에 숨쉴 틈을 주는 위트는 배우들의 연기력에 기인하는 바 크다. 하지만 가해자의 아버지만 부각되고 어머니는 지켜보는 방관자 입장에만 머물게 만든 것은, 이야기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한 선택이라하더라도 아쉬움이 남는다.


사실 그동안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학폭 가해자 부모가 된 이들의 글이 자주 등장했다. 글에선 부모들이 자녀를 호되게 혼내고 피해자 학생에게 사과를 시키며 정의를 지키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가수 겸 배우 임창정이 다른 아이를 괴롭히던 자신의 아들들에게 한 행동도 자주 화제가 된다. 하지만 실생활에서 이같이 할 수 있는 부모가 몇이나 될까. 대부분은 강호창 변호사처럼, 도지열(오달수) 병원장처럼 자신의 자녀들을 감싸고 돌지 않을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무료로 보는 오늘의 운세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