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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야구 예능→야구 다큐, KBO 침체기 구원투수 될까

정빛 기자

기사입력 2022-04-05 11:10 | 최종수정 2022-04-06 07:27


사진 제공=MBN

[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야구 소재로 한 예능프로그램과 다큐프로그램이 방송가에 '등판'했다. 위기를 맞은 한국 프로야구(KBO)의 구원투수가 될수 있을까.

국내 프로야구 800만 관중 시대는 이제 신기루만 같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프로야구 총관중은 감소세를 그리고 있고, TV 중계 시청률도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실제로 최근 조사된 국내 프로야구에 대한 관심도도 최저치를 기록, KBO 산업의 암울한 침체기를 방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방송가에는 야구 소재로 한 프로그램들이 연이어 론칭돼 눈길을 끈다. MBN에서는 레전드 야구 스타들이 모두 출동하는 예능프로그램 '빽 투 더 그라운드'를, OTT 왓챠에서는 프로 야구단 한화이글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한화이글스: 클럽하우스'를 선보이는 중이다.

지난달 29일 첫방송한 '빽 투 더 그라운드'는 야구 역사의 한 획을 그었던 레전드 스타들의 화려한 복귀를 담아낸 '은퇴 번복' 버라이어티다. 김인식 감독, 송진우 코치를 필두로, 양준혁, 안경현, 홍성흔, 현재윤, 니퍼트, 김태균, 채태인, 이대형, 윤석민 등 레전드 야구 스타들이 출연하고 있다. '한화이글스: 클럽하우스'는 리빌딩 첫해를 맞이한 프로야구단 한화이글스 프론트와 선수단의 변화는 물론, 이에 따른 성장 스토리를 담은 다큐멘터리다. 지난달 24일과 31일, 두 번에 나눠져 전체 시리즈가 공개됐다.

반응도 좋다. '빽 투 더 그라운드'는 돌아온 야구 전설들로 시청자들의 반가움을 샀다. 첫화 시청률은 1.3%(이하 닐슨코리아 제공)를 기록, 종합편성채널 예능프로그램 중 4위를 차지하며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한화이글스: 클럽하우스'는 전체 시리즈가 공개됨과 동시에 왓챠 시청 톱10 1위에 올랐다. 특히 프로 경험이 비교적 적은 젊은 선수들의 이야기가 주로 다뤄지면서, 야구판 '미생'이라는 호평이 상당하다.

여기에 야구 다큐드라마도 나온다. MBC는 KBO 2022년 시즌 전체경기를 담은 시즌제 스포츠 다큐드라마 '풀카운트(시즌1)'을 제작한다. 한국 프로야구 10개 구단의 우승을 향한 치열한 경쟁과 그 뒷이야기를 담는 것이다. 2023년 상반기 국내 및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이러한 야구 소재의 예능프로그램과 다큐멘터리의 방송가 출격은 야구팬들의 마음을 들썩거리게 한다. KBO 부흥기를 이끌었던 스타들의 그라운드 복귀, 당찬 패기로 똘똘 뭉친 젊은 선수들의 성장 이야기 등은 기존 야구팬들에게 감동 요소로 통한다. 또 야구를 잘 모르는 시청층에게도 야구를 더 재밌고 친숙하게 접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예전에는 야구 소재의 예능이나 드라마는 흥행에 힘을 못쓰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2020년 야구 프런트 이야기를 그린 SBS 드라마 '스토브리그'가 대박나면서, 야구 소재가 방송가에서 실패한다는 공식이 깨졌다. '스토리브리그'는 시청률 5.5%로 시작, 입소문을 타면서 점차 상승곡선을 그리더니 20% 가까운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주연 배우 남궁민은 '스토브리그'로 그해 연기대상까지 수상, 마지막까지 화려하게 장식했다.


사진 제공=왓챠

이어 '빽 투 더 그라운드', '한화이글스: 클럽하우스', '풀카운트(시즌1)' 등도 시청자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여기에 야구에 대한 흥미까지 자극, 쪼그라든 야구 인기를 다시 폭발시키는 호재가 될 수도 있다. 이러한 야구 방송들의 '등판'은 꽉 찬 야구장을 기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레전드 야구 스타들이 그라운드에 돌아온 예능 프로그램처럼, 관중들 또한 다시 야구장으로 발길을 돌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실제 방송가에서도 국내 프로야구의 재도약을 바라고 있다. '빽 투 더 그라운드' 유일용 PD는 스포츠조선에 "'빽 투 더 그라운드'는 침체기에 빠져있는 한국 야구의 부흥을 위해 기획된 예능 프로그램이다. 야구팬의 한 사람으로서 우리 국민들을 울고 웃게 만들었던 한국 야구가 코로나19와 경제 침체를 겪는 시청자들에게 열정과 용기를 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제작하게 됐다. 한국 프로 야구의 인기가 전성기였을 시절 선수들이 다시 야구를 하는 모습을 방송을 통해 본다면 그 시절의 향수를 자극하고 시청자들도 다시 야구에 흥미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은퇴한 야구 선수들 중 본인의 계획과 의지만으로 은퇴한 선수들은 손에 꼽을 정도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부상과 노화로 인해 더 이상 프로 선수로서의 임무를 다할 수 없을 것 같아 눈물을 머금고 평생 매진한 야구를 그만두게 됐다는 것을 알고 난 후, 이들이 다시 그라운드에서 야구를 한다면 더욱 절실하게, 하지만 재밌게 야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촬영을 거듭하면서 '빽 투 더 그라운드'의 선수들이 기대보다 더 열심히, 멋지게 경기를 하는 모습을 보며 연출자인 제가 그들의 진정성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었다. 단지 다시 야구에 흥미를 느끼는 것 뿐만 아니라 일상에 지쳐있는 많은 시청자들이 잠시 잊고 있었던 자신의 꿈과 열정을 상기시킬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또 하나의 목표다. 다시 말하자면 은퇴한 야구 선수들을 통해 한국 야구의 부흥을 꾀하며 개개인의 꿈과 열정을 일으켜 세울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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