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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①박정민 "청룡영화상 신인상 이후 4년여 만의 조연상, 달라진 상의 무게"(인터뷰)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21-03-17 10:52


배우 박정민이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샘컴퍼니에서 스포츠조선과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논현동=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1.03.03/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박정민(34)이 4년 여만에 청룡영화상 두 번째 수상을 차지하며 '충무로 대세'임을 입증했다.

박정민은 2월 9일 열린 제41회 청룡영화상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그는 2016년 개봉한 영화 '동주'(이준익 감독)에서 윤동주(강하늘)의 고종사촌이자 평생을 함께한 친구, 그리고 문학 라이벌이었던 송몽규로 열연, 데뷔 9년 만에 제37회 청룡영화상 신인상을 꿰차며 많은 관심을 받은 바 있다. 4년여 만에 다시 청룡영화상 무대에 올라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며 '바른 성장의 예'를 보여준 것.

청룡영화상 수상 이후 스포츠조선과 만난 박정민은 "아직도 수상이 믿기지 않는다. 신인상 수상 때도 그랬지만 조연상을 수상할 때도 주변에서 많은 축하 인사를 받았고 그럼에도 아직 얼떨떨하다"고 머쓱해했다.

그는 "사실 청룡영화상 신인상을 받았을 때는 '축하를 받는 그 자체로 어쩌면 여기에서 끝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감히 신인상을 받았다고 내 인생에 큰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상상을 하지 못했다. 그런데 확실히 조연상은 다가오는 체감이 달랐다. 신인상이 이제 막 연기를 시작한 어린, 젊은 배우에게 관심을 가져주신 것이라면 조연상은 조금 더 깊이 안쪽으로 들어와 관심을 가져주시고 주신 상이라 생각되는 부분이 있었다. 작품 안에서 더 깊숙이 들어와 받는 상이라는 생각 때문인지 무게감이 더 무겁게 다가온다. 앞으로 어떻게 연기를 해야 할지 겁이 나기도 한다"고 고백했다.

이어 "물론 신인상이나 조연상 모두 상을 받는 것 자체가 기쁘다는 건 매한가지지만 확실히 다른 느낌, 다른 생각, 다른 무게감 등이 있는 것 같다. 조연상은 신인상보다 어느 정도 책임감이 더 부여되는 상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제41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9일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렸다.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박정민이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인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1.02.09/
청룡영화상 조연상은 주요 부문 중 가장 심사하기 어려운 부문으로 손꼽힌다. 누가 받아도 이견 없는, 그야말로 충무로에서 연기로는 난다 긴다 하는 명품 배우들이 대거 포진한 부문이기 때문. 내공의 배우가 후보로 이름을 올렸던 만큼 수상자들은 중년의 신스틸러가 대부분 영광을 차지했지만 올해는 30대 박정민이 차지하면서 '세대교체'에 성공,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기도 했다.

박정민은 "나 또한 조연상은 특히 수상까지 더 힘들다는 생각이 컸다. 워낙 베테랑 선배들이 후보로 함께했고 올해 역시 선배들 이름만 들어도 나는 언감생심이었다. 솔직하게 후보에 오른 만큼 기대는 했지만 수상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생각했다. 오죽하면 가족들도 내 수상을 포기한 상태였다.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고 부모님만 조용하게 청룡영화상을 편안히 시청하셨다고 하더라. 그런데 반전으로 수상을 하게 됐다"고 웃었다.

그는 "절대 내가 선배들보다 뛰어나서 상을 받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30대 젊은 배우에게 조연상을 준 것 또한 이유가 있다고 여긴다. 나도 그렇고 함께 조연상을 받은 이솜과 주연상을 받은 유아인 등 영화계에서 30대 배우들에게 상을 준 이유는 잘해서라기보다는 이 배우들이 보여줄 앞으로의 기대와 책임감으로 상을 준 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 더 부담도, 무게감도 느낀다"고 겸손을 보였다.


청룡영화상 신인상, 조연상까지 탄탄대로 수상 꽃길을 걷고 있는 박정민은 이제 남은 주연상까지 획득할 시 그랜드슬램 기록을 세운다. 41회 청룡영화상 역사상 그랜드슬램 기록을 세운 배우는 이정재와 장동건 뿐이다.

"신인상도 조연상도 제 인생에서 한 번도 상상 못 한 일인데, 그랜드슬램은 더욱 꿈도 못 꾼 일이죠. 기록을 떠나 앞으로도 지금처럼 열심히 작품하고 연기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계속 열심히 하고 노력한다면 언젠가 이렇게 또 칭찬받는 날이 오겠죠. 하하."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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