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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웨이' 이봉주, 1년째 난치병 투병 고백 "굽은 허리 때문에 위축" [종합]

조윤선 기자

기사입력 2021-03-15 23:50



[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가 난치병에 걸린 심정을 고백했다.

15일 방송된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에서는 대한민국 육상계의 전설 이봉주의 충격적인 근황이 공개됐다.

이날 이봉주는 세간에 알려진 투병 사실에 대해 솔직하게 고백했다. 그는 "예전부터 약간 허리가 구부정한 상태였다. 그래서 아들이 생일 때 어깨에 메는 교정기까지 사 주고, 신경 좀 쓰라고 했다. 그때부터 신경을 썼어야 하는 건데 내가 나의 몸에 대해서 너무 자만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어 "서서히(허리가) 안 좋아졌다. 안 좋아지다가 어느 순간에 과격한 힘을 써서 몸의 어딘 가가 문제가 생겨났던 거다. 근데 그 원인을 찾을 수가 없는 거다"라고 설명했다.

걸을 때 통증이 심해서 부축을 받아야만 겨우 걸을 수 있다는 이봉주는 아내 김미순 씨에게 몸을 의지한 채 병원을 찾았다. 차에서 내려서 5분도 안 되는 거리를 걸었지만, 이봉주는 마치 마라톤을 뛴 것처럼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그는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찬다. 몸을 계속 펴려고 하니까 (허리는 펴지질 않고) 힘만 들어간다. 호흡이 정상이 안 되는 거다"라고 말했다.

이봉주 아내는 "작년 1월에 남편이 '내가 허리를 펼 수가 없어'라고 하더라. 그러더니 '척추에 주사를 맞고 와야 되겠다. 허리 쪽 체크해야겠다'라고 해서 체크를 받았다. 주사도 맞고 했는데 허리가 안 펴지더라. 그러더니 계속 나한테 '나 배 밑이 이상해'라고 하더라"며 "(자세) 교정하는 김에 집 근처에 몸을 봐주는 곳에 갔는데 허리 문제가 아니라 배 밑에 신경이 이상이 있다고 하더라. 그래서 그때 (첫 통증 이후에) 한 50일 지난 다음에 알게 된 거다"라고 말했다.


이봉주의 병명은 '근육 긴장 이상증'. 남편의 병명을 듣고 한숨도 못 잤다는 이봉주의 아내는 "굉장히 무서운 거 아니냐. 왜 하필이면 이런 난치병이 걸렸나. 문제가 뭐지 생각했다"며 속상한 심정을 드러냈다.

1년째 원인불명의 통증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는 이봉주는 "작년 한 해는 병원에 다닌 것밖에 없었던 거 같다. 병의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면 쉽게 고칠 수가 있는데 원인이 안 나오니까. 그렇다고 수술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다른 방법이 없으니까 계속 원인 찾아만 다니는 거다"라며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다.

난치병 때문에 삶의 전부였던 마라톤도 할 수 없게 됐다는 이봉주는 "'이 몸으로 평생 가면 어떻게 하나' 그런 생각도 들고 좌절할 때도 많았다. 그래서 밖에 나가기가 두렵고 그럴 때가 많았다. 어르신들도 허리를 꼿꼿하게 펴고 다니는데 젊은 사람이 허리를 구부정하게 하고 다니니까 스스로 많이 위축되고 그럴 때가 많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왜 나한테 이런 시련을 주는지"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그러면서도 "잘 이겨내야죠. 방법이 없지 않냐"고 말했다.


이날 검사 결과에서는 혈관 쪽 이상 소견이 나왔고, 이에 이봉주는 혈관 치료를 받기로 했다. 이봉주는 "뛰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은데 어쨌든 마음뿐이고 하나하나 좋아지면 되는 거다"라며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봉주는 빨리 낫기 위해 꾸준한 치료는 물론, 매일 아내와 산책을 하고 집에서 하는 재활 훈련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 사이 아내는 남편을 위한 건강 식단을 준비했다.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오붓하게 식사를 하던 중 이봉주 부부는 군대에 있는 아들 이야기를 꺼냈다.

이봉주 아내는 교통사고로 아빠를 잃은 조카를 아들로 입양한 사실을 밝히며 "남편이 너무 안쓰러워하면서 아이를 우리 집에서 학교 다니게 하면 어떻겠냐고 말했다. 남편이 그렇게까지 생각해주는데 너무 고마워서 조카를 데리고 오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처조카에게도 친아들과 같은 사랑을 베풀어준 남편에게 고마움을 드러냈다.


이날 이봉주는 오랜만에 어머니의 집을 방문했다. 허리가 굽은 아들의 모습에 어머니는 "아픈 거 얼른 나아라. 그게 걱정이지 엄마는 다른 걱정 없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어머니에게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은 마음에 초반에는 병을 알리지 않았었다는 이봉주는 "진짜 죄송스럽다"고 털어놨다. 어머니는 굽은 허리로 지팡이를 짚는 아들을 보며 마음 아파하면서도 "금방 나을 거다"라며 믿음을 드러냈다.

재활 치료를 받는 한의원을 찾은 이봉주는 처음보다는 조금씩 좋아지고 있는 몸 상태를 확인하고 미소를 지었다. 한의사는 "아마 일반인이었으면 못 견뎠을 거다. (이봉주가) 처음에는 웃지도 못했다. 눈 감고 숨도 못 쉬고 나도 안타까웠다. 근데 몇 번 한 다음부터는 웃더라"고 말했다.

이봉주 아내도 "(처음에는) 남편 표정도 별로 안 좋았고 혈액 순환도 잘 안 됐다. 목이 안 펴졌으니까"라며 심각했던 초반 상태를 설명했다. 이봉주는 "기분으로는 몸이 좋아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차도가 확 나타나는 건 아닌데 잠도 잘 자고 느낌도 그렇게 나쁘지 않다"며 "옆에서 제일 많이 고생하는 사람이 아내다. 계속 내 몸에 대해 체크도 많이 하고 신경도 누구보다 많이 쓰는 사람이 아내"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봉주는 "인생에서 제일 힘든 시기가 작년이었던 거 같다. 운동할 때도 이렇게 힘들지 않았는데 작년은 너무 힘들게 보냈다. 연초에 좋아지는 모습 보고 올해는 달릴 수 있게 몸을 만들 거다"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내 인생을 마라톤과 비교하자면 하프 조금 지난 거 같다. 하프 지나서 한 25km 지점까지 와있는 것 같고 그때부터는 정신력인 거다. 지금이 제일 중요한 고비인 거 같다"며 "이 고비를 현명하게 잘 넘길 수 있도록 앞으로 남은 기간을 정말 잘 마무리하는 기간으로 정해서 마라톤을 해왔듯이 마라톤처럼 하면 정말 뭐든 이겨내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그런 정신력을 갖고 한번 버텨볼 거다"라고 밝혔다.

supremez@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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